육아 정보, 좀 몰라도 괜찮아.

내 아이 바라보기, 행복한 가족의 첫걸음

by Mollie 몰리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엄마가 아들을 키우면서 각종 육아 서적과 인터넷 사이트를 섭렵하며, 우아하고 행복한 육아를 꿈꿨으나, 육아라는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못했다. 남편은 직장 생활에 치여서 아들의 육아에 관여한 부분은 많이 없지만, 감정적으로 편안한 한결같은 아들바보 아빠였다. 아빠와 달리, 전적으로 육아를 담당했던 나는 상당히 변덕스러운 엄마였다. 아이를 키우며 나 역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육아 정보, 좀 몰라도 괜찮아.

육아 정보로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는 늘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눈에 불을 켜야 하고, 정보를 위한 모임에는 꼭 참석해야 하며, 정보를 놓치기라도 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 정보들에 지치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만 뒤처진다는 생각에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결국 아이를 경쟁사회로 내몰게 된다. 엄마의 주관 대신 계속 상황에 따라 바뀌는 불안한 엄마의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앞집 엄마, 옆집 엄마, 또 아이 친구 엄마가 주는 정보가 다 내 아이한테 적용되지는 않는다. 또, 정작 중요한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 관계를 놓치게 된다.


여러 실패와 잦은 환경 변화를 겪으면서, 나는 주변 엄마와 인터넷에 넘치는 육아 정보대신,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좋은 육아법을 배우면서, 점점 나 역시 아들바보가 되었다. 아들바보는,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선택을 믿고, 응원하고, 격려한다는 의미이다. 아이는 다시 예전처럼 행복해지기 시작했고, 나 또한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행복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아들바보가 되었다.



우리 집의 일상 모습과 가족의 배경에 대해 적어보았다. 가벼운 사춘기를 겪은 후의 아들은 이제 엄마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되, 유머러스한 상황을 만들어서 유연하게 대처한다.

(아들) "네, 여왕님!"

"여왕님이 말씀하신다."

"여왕님의 뜻을 받들어라, 충성!"


(엄마) "왜 내가 여왕이야?

(아들) "엄마 마음대로 다 하니까, 여왕이지. 우리 집은 엄마가 여왕이야. 아빠 맞지?"

(엄마) "여왕님? 뭐야, 지금 엄마 놀리는 거야? 음… 근데 기분은 좋은데?"


그렇게 나는 어느 날부터 아들로부터 불리는, 우리 집의 여왕님이 되었다. 아들의 잔머리에 늘 당하는 나는 오늘도 아들한테 해야 할 잔소리를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하지 못한 채, 아들의 위트 있는 장난에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전업주부가 이미 10년을 훌쩍 넘은 나는, 집안의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고, 우리 남편은 아들보다 집안 살림을 더 모르는 회사일에만 충실하는 사람이다. 아직은 회사 생활을 하니, 삼식이까지는 아니지만, 편한 듯하면서 은근히 까탈스러운 사람이라 밥과 국만 있으면 반찬이 없다고 안 먹고, 반찬을 내놓으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안 먹어서, 삶은 계란, 찐 감자와 고구마, 그리고 과일을 내놓는다.


간식 도시락도 '보물통'이라고 부르며, 알차게 챙겨가지고 다닌다. 집에서 대두 혹은 검은콩과 호두, 호박씨, 잣, 검은깨 등을 넣어 두유기로 직접 만든 두유, 단백질바, 바나나, 삶은 계란, 드립 커피용 텀블러와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물을 매일 들고 다닌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새벽에 일어나서 이것저것 챙겨주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여왕님이라고 부르는 아들은 어떨까?

아들은 밝고 명랑하다. 예민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쿨한 성격이다. 그래서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가족과 허물없는 청소년이다. 하지만, 유전자는 무시 못 한다고 좋고 싫은지가 정확한 성격에, 감정에도 많이 솔직한 편이다. 식성 또한 좋아하는 건 몇 주를 질리도록 먹어도 잘 먹지만, 질감이나 냄새가 조금 이상하면 손도 대지 않는다.


결국 아빠와 다른 아침 스타일로, 아들의 식성도 맞추어야 하고, 학교 다녀오면 늘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로 나를 긴장시킨다. 아들의 반응에 따라서 나의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그런 순간을 만든다.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면, "오, 좋았어! 합격!" 만일 싫어하는 메뉴를 이야기하면, "아, 싫은데. 먹어주지." 라며 어이없는 소리로 당황시킨다.


남자아이지만 궁금한 것도 많고, 남들은 방문 닫고 동굴 속에 들어간다는 이 시기에,

(엄마) "집중하게 문 좀 닫아 줄까?"

(아들) "아니, 답답하게 문은 왜 닫아?"


남자 청소년을 키우다 보니, 안 해도 될 잔소리가 넘쳐난다. 특히 매일 같은 소리를 해도 한 귀로 흘려듣기 때문에,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세수했어?"

"응."(수건이 말라 있다.)


"스킨, 로션은 발랐어? 바디샤워는 잘 쓰니?"

"응, 다 발랐어." (몇 달째 줄지 않고 있다.)


"팔꿈치에 로션 좀!!"

"네네! 여왕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우리 여왕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인터넷과 주변을 통해서 '육아 정보'를 구하고, 그 정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지만, 결국은 '행복한 가족'이 우선시 되어야 '자녀 교육'이 따라온다는 걸 수많은 실패 끝에 경험하게 되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서로의 대화를 보면 느낄 수 있다. 가족끼리 서로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불편한 소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행복한 아이'는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유연하게 만든다. 잔소리 엄마와 살아가는 아들의 지혜로운 방법은, 엄마의 일방적인 모습을 '듣기 좋은 호칭'으로 기분 좋게 만들면서, 동시에 자신의 마음은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아이를 바라봐주고, 사랑해 주는 표현은 육아 정보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사진 출처 :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