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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앨범 Dec 13. 2023

우리 집은 왜 자꾸 천장에서 물이 새?

“아빠, 우리 집은 왜 자꾸 천장에서 물이 새?”


물과 어떤 인연인 것일까. 내가 물을 몰고 다니는 걸까? 이사 가는 집마다 천장에서 물이 샌다. 전에는 윗집 리모델링 공사 업체가 보일러 배관을 건드려서 집이 물바다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집에서는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샌다.


며칠 전부터 물이 “똑, 똑, 똑”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샤워기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느 날 갑자기 “쪼르륵-” 소리를 내며 천장에서 물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천장을 열어서 확인해 보니 배관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천장에 고여 있던 물이 넘쳐서 흘러내린 것이었다. 윗집에서 화장실을 사용할 때만 물이 새다 보니 상황 파악이 늦었다.


아들은 대뜸 물어본다.

“아빠, 우리 집은 왜 자꾸 천장에서 물이 새?”

아들의 질문에 웃음이 났다. 관리실, 윗집, 임대인 등 여기저기 연락할 일에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다.


“수리가 아주 쉽게 끝난다. 하루 만에 끝날 것이다.“

마음속으로 빌었다. 연락하는 일 뿐만 아니라 수리받는 일도 꽤나 성가신 일이다. 하루 만에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관리실에 말하니 상태를 보시고 윗집 연락까지 다 해주셨다. 윗집 임대인 분께서 공사 업체를 불러주셨고, 수리는 약 3시간 만에 끝이 났다.


화장실 천장을 다 뜯어야 한다고 해서 대공사가 예상됐지만 다행히 배관만 교체하면 되는 공사였다.(그렇지만 업체 사장님께서 꽤 고생하시면서 수리하셨다.)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 자체가 신경 쓸 일이 많고 귀찮아지는 것이라서 처음에는 짜증이 많이 났다. 그렇지만 현실 부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잘 해결될 거야.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을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공사가 잘 마무리되는 상상을 하고, 현재 상황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었다.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닌 것일까, 아니면 나의 주문이 통했던 것일까. 공사는 잘 마무리되었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의 글귀가 떠오른다.

행복은 고난이 없어진 결과가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힘을 인정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 <성공의 카르마> p.244


종종 나는 갈망한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는 상황을.

그렇지만 그런 상황은 결코 오지 않는다. 상황을 인정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이번 일을 통해서 다시금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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