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부쿠마 Jan 02. 2024

12. 짐승에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불과 몇 년 전까지의 생활은 인간이 누릴 것을 누리고 산다는 느낌은 결코 아니었으리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의식주 중에서 하나가 빠져버린 삶은 문명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타인과는 다르게 오롯이 생존에 초점을 두고 살 수밖에 없는 사고를 가지게 만들었다.

모든 생명이 가지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과연 그 어떤 이가 나를 인간으로 여겼을까. 사회적 약속에 대해서도 서로가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한 약속을 그 당시의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오히려 그 틀 안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며 으르렁거리기 일쑤였고 매우 날카로웠으니 말이다.


J형은 후일 그 당시의 나에 대해 야생 그 자체였다고 표현하지만 상당히 순화하여 짐승이라고 표현한 것일 테다.


짐승과 같은 삶을 살다가 인간답게 살게 된 배경은 당시의 나보다 더한 짐승 같은 인간을 만났기에 가능했는데 그게 한 명이 아니었다.


한 사람은 오롯이 돈만을 바라보며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도 없고 흔히 가스라이팅이라 표현할 수 있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던 사람이었다.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고 이용가치에 대한 생각만을 가지고서는 자신이 불리할 때만큼 저열하기 그지없게 감성적인 척을 하던 사내였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금전적으로 피해까지 주었는데 그가 시킨 대로 행동한 어린 두 소녀는 결국 그의 이용대상이 되어 법정에서 벌금형을 구형받기에 이르렀다. 죄명은 '사기죄' 그는 자신이 시킨 게 아니었다며 빠져나갔고 행동은 그 둘이 하였기에 결국 책임도 그들이 졌으니 지금은 어딘가에서 원래 하고자 꿈꾸던 일을 하고 살고 있다 전해 들었으나 그자만큼은 소식조차 들려오고 있지 않는다.


또 다른 이는 마찬가지로 돈에 눈이 멀어 남을 속이고 남의 것을 탐하다가 만족하지 못한 채 본인이 사기꾼이 되기 위해 이곳저곳 떠돌고 있는 이가 있었다. 한데 재밌는 건 이자는 본인이 그러한 사기꾼이 아닌 정당히 자신의 권리를 돈으로 쟁취하고 있다 여긴다는 점이었다. 주변에서 아무리 손가락질하더라도 본인에게는 잘못이 없으며 타인은 자신의 것을 훔쳐가는 이들로만 여기고 원래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며 남의 것을 탐할 뿐이었다.


그런가 하면 사고가 성숙하게 성립하지 못하여 폭력과 과시 속에 살며 자신은 냉철하다고 믿는 자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무술을 하였기에 선후배관계를 중요시 여긴다며 부하직원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동시에 구사하던 정말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었다. 이이는 곧 죽어도 지기 싫어하던 성격이었는데 회사에서 만나 나이가 동등함에도 본인이 형이니 말을 잘 들으라는 식이었다. 솔직히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은 못 본듯하다. 결국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폭행을 나에게 시도했고 그로 인하여 나는 퇴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전 언급한 자신의 고집만으로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 역시도 그 고집을 떠나 여성에 대한 집착적 광기가 있었는데 아무리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더라도 남자직원은 멸시를 하며 깎아내리는 행태를 보이면서 본인의 미적기준에 부합하는 여직원은 말실수를 하더라도 웃어넘기며 호탕한 척하던 이였으니 이 자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오롯이 모든 남직원들을 한직으로 보내버리고 자신의 하렘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내 비쳤을 때 더 이상 인간으로 보이질 않았으리라.


사람은 저마다 다양하기에 각각의 개성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욕심은 본능만 남은 짐승만도 못한 행동을 낳고 그러한 행위들은 남에게 피해만을 준다. 그렇기에 한때 나만을 위해 살던 나였으나 주변을 둘러보고 적어도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사람답게 살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순전히 인간답게 살자고 마음먹게 된 이유가 되어준 그들에게는 작게나마 감사를 하고 있다.

이전 12화 11. 창고에 살어리랏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