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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부쿠마 Dec 22. 2023

7.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것도 용기다

고집과 신념의 미묘한 다름

나는 고집이 상당히 심했다.

그리고 한동안은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리며 내 생각이 맞는 생각이다'라는 아주 오만한 사상을 가지고 살았다.


물론 옳은 생각을 가지고 의견을 피력한 순간도 분명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해버리고 오롯이 내 지식과 경험만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시기에는 그 옳음마저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었고, 그 족쇄가 내 신념인 줄 착각하고 살았다.


아직도 조금은 내 경험에 빗대어 현상을 판단하기는 하지만 누군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때면 '그런 생각도 있구나'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길러내었다.


이렇게 변하게 된 배경에는 영업을 그만두고 기획자로 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생각들과 부딪히며 형성이 되었는데 결국 영업을 할 당시에는 내 의견을 피력하여 고객을 설득한다는 입장에 있었고, 실적이 생기지 않으면 수익이 없었기에 더욱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왜 이 정답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었다.


기획자로 첫 변신을 하였을때도 분야는 같은 부동산 시장을 다루었기에 내 나이에 나만큼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자만하여 모든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영업사원들을 다루는데 있어 내 말대로 해보라 지시하는 안하무인의 행태를 보이고 있었으나 그때 만난 지금까지도 참 어른이라 생각하는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생각에 전환을 가지게 되었다.


"과장님 과장님의 생각이 참 나이에 맞지않게 맞는 부분이 많아요. 어쩜 그리 힘들게 일을 해왔답니까? 근데 말이에요. 여기 다들 자기 인생에서 귀하게 생각하는 신념이 없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 얘기 다른 사람 얘기 듣는거 그것도 은근히 중요하답니다."


이 얘기를 해주신분은 연세가 환갑을 바라보시던 굉장히 정중하신 노신사셨으며 나를 한낱 어린아이라 치부하고 무시해도 상관없으셨을 위치에 계셨던 분이셨지만 저분께서 해주신 이야기에 지난 내 행동을 생각해보고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한가지 깨달은것은 스스로 신념이라 생각하고 지키고 살려 했던 내 생각은 지고 싶지 않다는 고집에 불과했고 진짜 신념은 근본부터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기 위하면서도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알아야 신념으로서 성립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이 부분이 매우 어렵다. 내가 지금 하는 이 생각이 고집일까 신념일까를 생각한다면 간혹 혼란에 빠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기 고집이 불러온 인간의 끝을 이후 다른 직장에서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통하여 고집과 신념의 차이를 볼 수 있던 계기가 생겼는데 지금까지 본인이 일궈온 모든 업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옳으니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그 사람을 통해 과거의 내가 생각을 바꾸지 않고 성장했을때 맞이하게 될 말로를 볼 수 있었다.


"너희들이 뭔데 내 결정을 부정해? 그럼 네가 따로 대표를 하던가."


당시 수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판단한 후 보고를 올렸으나 자신이 봤을때 진행해야 한다며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며 함께 협력하던 모든 이들에게 저렇게 말하며 스스로 멀어진 후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길로 향해버린 그 사람을 생각할때마다 자신이 신념이라 생각한 고집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도 계속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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