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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부쿠마 Dec 21. 2023

6. 사실과 다른 평판

거짓말의 힘

나는 거짓말을 참 싫어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남을 속이기 위한 모든 종류의 거짓말에 대해서 만큼은 나름의 기준을 확고히 하고 있다.


과거 처음으로 또래들과 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계기가 되어준 사건을 겪었는데 사람 하나를 뒤에서 어떻게 망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연령대가 다들 비슷하여 함께 술자리도 자주 가지게 되었고 때로는 집에 초대도 하면서 다 함께 노는 시간이 많았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다른 동료들이 나를 멀리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마침 그때 내 실적이 전혀 없어 그게 이유인가 싶어 더욱 일에 열중을 했었더랬다.


그러다 후일 알게 된 사실은 내가 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다들 나를 멀리하고 있었다는 건데 그게 너무 허무맹랑하고 어이없으면서 화가 날 정도였다.


지금은 그 시작이 된 직원에 대해서는 당시에 술을 워낙 많이 먹다 보니 기억장애가 와서 타인과 나를 헷갈렸거나 허언증이 있었거나 둘 중 하나였겠거니 생각을 한다만 이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퍼뜨린 자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였으니 지금부터 A(여), B(남)로 지칭하도록 하여 이야기를 풀어보자.


언젠가 A와 B 그리고 나 셋이서 함께 술을 마시다 있던 일이다. A와 B는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회사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었기에 서로 농담을 잘 주고받고는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B가 A를 좋아했나?’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으나 그 주고받던 농담사이에서 나는 그저 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았기에 웃어주며 들어주는 정도로 함께 술자리를 이어나갔더랬다. 한데 그런 자리에서 농담은 저들끼리 주고받고 거기서 기분이 나쁜 이야기 하나가 당시 웃어주며 들어주던 내가 한 것으로 소문이 나고 있었다. 시작은 당연 A로부터 시작되었지만 B는 그걸 본인이 했음에도 내가 한 것처럼 타 직원들에게 소문에 힘을 실어줬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그렇게 퍼지기 시작한 소문은 내가 A직원을 어떻게 해보기 위해 직접 집을 찾아가 강제로 술을 먹였다는 걸로 커져있었다.


정말 기가 찼다. 당시의 나는 이전 연애에서 상처가 상당했기에 여성과의 접점은 가급적 만들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거의 강간범에 준하는 인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후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들끼리 서로 그 거짓말로 싸우다 자멸한 이후 본인의 궁금증 해소를 원한 다른 직원을 통해 그런 일이 사실인지 물어봤기에 알게 되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는 더욱 여성과 거리를 두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 어떤 소문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과 다른 거짓말이 지금도 세상에 정말 많다고 느끼기에 나는 그 어떠한 일에서도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만을 믿고 살며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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