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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지은 Dec 22. 2023

아동폭력을 목격하다

사랑만 받기도 부족한 아이들


길거리를 걷다가 초등 저학년으로 보이는 텐션 높은 아이들과 마주했다. 아이들은 동양인을 처음 보는 환호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자연스럽게 따라가 어떤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동네 아이들의 접점 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가족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아이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텐션 높은 목소리로 웃으며 함께 놀았다.


한참을 놀다가 아이들이 지칠 때쯤, 이 집주인 아저씨 아줌마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아저씨와 아줌마 슬하에 세명의 아이가 있었고, 꽤나 힘든 생활을 하고 계셨다. 지원도 받을 정도로 삶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세 아이는 학교에도 다니지도 못했다. 하루종일 어머니가 케어를 하고 계셨다. 세 아이 한 명 한 명을 보며 가슴이 참 아팠다.


첫째는 아이는 5살 정도 된 아이다. 애교도 많고 숨은 끼도 참 많은 친구였다. 노래에 아랍 춤을 눈으로 보고 따라 출 정도로 춤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아픈 동생이 두 명이나 되어 부모님의 관심이 적다 보니 사랑을 갈급해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애정과 관심에 목말라있는 친구였다. 질투심도 참 많았다. 두 번의 만남 만에 꽤나 친해졌고 나를 많이 따랐던 친구라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


둘째 아이는 심한 자폐증세를 보였다. 자폐를 잘 모르는 나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심한 친구였다. 아무래도 팔레스타인은 의료지식이 보편화가 되어있지 않다 보니 어머니는 그저 소심한 친구로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니 부모님이 답답해하시며 많이 때리셨던 것 같다. 손이 얼굴 쪽에 가까이만 와도 심하게 몸을 떨며 눈을 질끈 감을 정도로 증세가 심했다.


셋째 아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운증후군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걸을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도 걸어 다니지 못했다. 그리고 집주인 부부와 함께 이야기를 할 때 우리 앞에서 여러 번 귀싸대기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 집의 교육방식이기에 우리가 뭐라 할 수는 없었지만 너무 놀라서 어머니를 말렸다.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팔레스타인은 우리나라처럼 어린이 인권이 그렇게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다 보니 대부분의 집안에서 아이들을 무차별하게 때리는 것이 당연한 문화였다. 어머니와 함께 얘기해 보니 그래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좋은 분이셨다. 어깨가 많이 아프시고 집안살림이 힘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러셨다고 하셨다. 한국에서 가져온 파스를 선물로 드리고 힘내시라고 위로도 해드렸다. 그리고 조심스레 아이들 때리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드렸다. 아이들에게도 작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소중한 선물들을 주었다.


이 집안 아이들이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머니의 핸드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연락은 끊겼지만 집은 기억한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끝나면 다시 찾아가서 두 분의 안부와 아이들을 직접 보며 웃으며 얘기 나누고 싶다.


힘든 상황에서도 대접해 주신 귀한 만찬들.

맛보다 정성과 사랑에 감동했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대접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은 어디로부터 나오는 걸까 나누는 것은 형편에 비례하지 않는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나눌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도 많다. 반면 돈이 많아 여유 있는 삶을 살면서도 한 번의 기부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는 옳고 그름에 문제보다 도덕적 마음의 문제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나눔이 되어야 한다. 나도 더욱 나누는 자가 되어야지!


배불리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모. 두. 함. 께!!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아픔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올바른 교육을 통해 건강한 정신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꿈을 꾸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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