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입추라고 한다. 절기상 가을을 알리는 입추.
언젠가부터 새벽, 밤에는 선선하다. 이불을 발로 걷어차다가 이불을 당기는 걸 보면 계절이 또 변하고 있다.
나에게는 입추를 알리는 과일이 있다.
포도.
어릴 적 9월 개학식을 앞두고 8월 중순부터 먹던 포도. 포도를 먹으면 아 방학이 끝났구나. 여름이 끝났구나 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포도를 좋아하지만, 포도가 그저 반갑지만은 않은 포도는 나에게 그런 과일이다. 며칠 전 식탁에 올려진 포도 두 송이를 봤다. 씻지도 않은 포도를 한 알 입에 넣고 알맹이는 쏙 넘기고, 껍질의 즙은 쭉 짜 먹었다.
포도가 툭하고 말했다.
올해 여름도 이제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