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 갓 입사한 새내기들이 대상이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뛸까? ppt 자료를 다듬고, 또 다듬고 프레젠테이션도 반복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쉬고 싶다, 일 좀 그만하고 싶다 “ 힘겨워했는데. 졸업을 하고,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맙고 설렘까지 줄 줄이야.
서울역 기차역이다, 출근하는 사람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어묵을 먹는 아이도, 꼬마 김밥을 먹는 엄마도 모두가 얼굴에 웃음꽃과 활기로 넘친다.
구례구 열차를 기다린다. 기차가 철로를 따라 정거장으로 들어온다. 설렘을 가득 싣고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기차에 올랐다. 스쳐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들이 병풍 속 다채로운 수채화 그림 같다.
구례구역에서 내렸다. 짧은 길이지만 철길 따라 구례구역 플랫폼까지 걷는 기분이 왠지 가볍고 들뜬다.
기차와 기차역은 출발과 도착, 만남의 플랫폼이다. 설렘과 그리움, 기다림과 추억, 마치 고향 같은 포근함과 정겨움, 넉넉함이 있다.
똘망 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젊은 친구들을 만났다. 덩달아 엔도르핀이 솟았다. 너무 벅차 올라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서로 소통하며 웃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강의가 끝난 후, 화엄사 연주암을 걸었다. 나무들의 숨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세상의 복잡함과 욕심들이 다 씻겨 내려간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 평온함과 여유로움에 한없이 겸손해진다. 함께 있을 때, 주어진 것들에, 지금 건강함에 감사해야겠다. 저 멀리서 서울행 기차가 구례구역으로 기적을 울리며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