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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났다고? 니들이 춤맛을 알어?!

10년 차 회사원 '아는언니'의 아홉 번째 딴짓일지 

by 아는언니 Oct 26. 2020

라틴댄스에 빠져들수록 두려움도 커졌습니다. 첫 번째는 춤을 추기 위해 모르는 사람과도 터치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잘 추고 싶은 욕심 때문에 취미로 시작한 춤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사나 바차타를 춘다고 하면, '춤바람 났다'느니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평가해 버리기 때문에,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춤을 춘다고' 공표하는 것이 큰 용기를 내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또래 친구들과 모여 허심탄회하게 이런 이야기를 마음껏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춤을 정말 좋아하는 연령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눈 기회를 계기로 이런 선입견을 딛고 춤을 추며 느꼈던 행복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새벽까지 춤을 추고도 이후 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다 같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춤을 통해 인생이 행복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춤을 추고, 편의점 앞에서 음료수 한잔씩 하면서 춤을 출 때의 느낌, 춤을 어떻게 접했는지, 춤을 추면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다 보면 새벽 동이 트고, 우리는 각자 첫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이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연습실을 빌려 연습을 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습니다. 또한 바에서 춤을 추는 영상을 촬영해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춤을 즐기고 있고 건전한 춤을 추고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춤을 즐기고 있으니,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면 함께하고 싶다는 동호회 홍보영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영상을 만들고 편집하기도 하면서 우리의 춤에 대한 열정은 더욱 색이 진해졌고,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그 첫 번째로 바닷가에서 모래사장을 밟으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춤을 춰보는 것이었습니다. 해변에서 춤출 때 너무나 행복했던 추억이 영상으로 촬영되었고, 또 하나의 영상 편집본이 만들어져서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어두운 바에서 춤을 추는 먼가 음습한 이미지가 아니라, 밝고 자연과 함께하는 춤이라는 건전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런 메시지가 잘 편집된 영상을 통해 완성되었을 때 모두가 많이 기뻤습니다. 춤을 추는 것도 우리들이었고, 영상을 편집하고 유튜브에 올려 홍보하는 것도 모두 우리가 해냈습니다. 그 만족감과 성취감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가을의 단풍이 화려해지던 계절에 월드컵 경기장 하늘공원의 호수가 옆에서 춤을 추던 날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노래에 맞춰 춤을 출 때, 지나가던 주민들이 우리를 보고 다가와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음악이 나오고 한 껏 춤에 빠져 춤추다가 음악이 끝났을 때,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바에서, 자연에서 춘 춤을 영상이라는 결과물로 만들고 보니 또 하나 기획한 것이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춤을 춰보는 것이었습니다.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음원은 BTS의 DNA를 춤추기 알맞게 편집하여 준비하고, 아침 제일 이른 시간에 한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가서 색깔별로 마음껏 입어본 후 한껏 신이 나서 경복궁으로 입장했습니다. 추운 날이었지만, 국내외 관광객으로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구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춤을 추고 영상 촬영하는 데에는 조금은 심호흡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덧 크게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복을 입고 춤을 춘다는 게 너무 신이 났더랬습니다. 음악도 우리들의 젊은 감성을 살린 BTS의 DNA였으니 우리만의 추억으로 남기기 아까울 정도로 참신한 기획이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게 편집본이 나왔고 참 좋은 계절을 한껏 즐겼던 행복한 해로 2019년을 기억합니다.

행복했던 기억도 있지만 안타까운 기억도 있습니다. 춤이 점점 더 좋아졌지만, 춤을 계속 출 수 없는 상황들이 다가왔죠.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였습니다. 사람들이 밀도 있게 모여서 춤추는 데에 한계가 생기면서 모임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모일 수 없으니 좋았던 사람들과의 거리도 점점 멀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생업에 바쁘게 살다 보면 즐길 수 없는 취미는 잊혀가기 마련이니까요. 2019년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함께 즐기던 이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면 참 행복했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들을 살아 숨 쉬며 느끼게 해 준 기억을 그리워하며, 코로나가 완전히 물러가고, 마스크 없이도 안전하게 춤을 추고 즐길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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