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유난히 추웠던 엄마의 계절, 겨울
‘하느님, 제발 그이를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아이들 곁에 있게 해 주세요.’
엄마는 성당에 다니며 이 말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을까.
어린 나도 아빠와 헤어짐이 올 거란 걸 알고부터 제발 아빠를 데려가지 말아 달라고 매일 같이 기도했는데, 엄마는 얼마나 더 애원했을까. 그때의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저릿하다.
어릴 적 내 기억 속 엄마는 일요일이면 성당에 나가셨다. 그리고 어린 나도 엄마를 따라 성당에 나가 미사를 드렸다. 성경 구절을 완벽히 외지는 못해 얼버무리기는 했어도, 하느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바라며 간절히 기도했다. 소소한 것부터 커다란 바람까지. 그렇게 어릴 적부터 성당에 다니며 기도했던 기억이 있기에, 내가 모태 신앙인 줄 알았다. 세례식을 올리던 사진도 없고 그 기억도 없는데 버젓이 ‘젬마’라는 세례명이 있어서 그렇기도 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모태 신앙이 아닐뿐더러 엄마도 내가 어릴 때에 세례를 받고 그때부터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다.
결혼을 하고 친정에 간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주무시기 전 거실 중앙에 걸린 십자가를 보며 기도드리는 엄마가 보였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나는 거의 무교에 가까워졌지만, 엄마는 여전히 일요일마다 성당에 나가신다. 또 거실 중앙에 십자가를 걸어두고는 아침, 저녁으로 간단한 기도를 하신다. 아마 아침에는 자식들이 오늘도 잘 살게 해 달라는 기도를, 저녁에는 자식들이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한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드리시는 것 같다. 평소 자식들밖에 모르는 엄마의 성격으로 미루어 볼 때, 엄마의 기도는 자식들의 평안함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