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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날자 Mar 04. 2024

나에게 생긴 좋은 일을 왜 즐기지 못하니?

다음에 올 실망감을 줄이기 위해? STOP! 지금을 즐기자!

지난 주말 잠에서 깨어나 별생각 없이 내 브런치의 조회수를 확인했다. 그러다 내 조회수에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기존 내 조회수보다 5배가 넘는 조회 수가 찍혀있었고, 나로서는 그런 조회 수가 처음이라 놀랐고 기뻤다. 유입을 보니 기타라는 곳을 통해서 유입이 되어있었다. 기타가 뭔가 검색해 보니 어딘가에 내 글이 올랐을 것이라고 쓰여있어서 다음 포탈의 어딘가에 내 글이 올랐겠다는 추측만 해볼 뿐 어디인지는 찾지를 못했다. 그러고는 다시 조금씩 떨어져서 내 평균 조회수를 며칠간 또 왔다 갔다 하더니 어제저녁엔 내 평균 조회수보다 10배가 넘는 조회수를 찍었다. 


조회수는 5-6시간 정도 꾸준히 올라갔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조회수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거의 하루가 지나가며 조회수가 더 이상 올라가질 않는 걸 보면서, '잠깐 포털 어딘가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나 보다. 글이 별로라서 잠깐 노출되다가 내려갔나 보네. 내가 그럼 그렇지'라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순간 '어! 나 왜 나를 이렇게 깎아내리고 있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사실 오늘뿐이 아니었다. 나는 이런 식의 생각을 나에게 자주 하고 있었다. 


내가 아닌 가족이나 친구가 나의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나의 반응은 "오!! 글 좀 썼나 본데~! 이러면서 점점 글도 잘 쓰게 되고 방문자도 점점 늘게 되겠지. 열심히 해!"라는 말로 축하를 먼저 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 스스로에게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기쁜 일이고 좋은 일이지만, 그걸 먼저 축하하기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고 있었다. 내가 그럼 그렇지라는 말과, 내 글의 부족함이 원인이라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말을 나에게는 아주 쉽게 내뱉고 있었다.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면 긍정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연거푸 설명한다. 그리고 그런 긍정의 마음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말도 정말 거의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에서는 빠지지 않고 나온다. 긍정의 에너지는 긍정의 에너지를 다시 끌고 오니 기분이 좋은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 읽은 The VIBE라는 책에서는 현재의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받아들일 때 그 감정을 놓아줄 수 있다. 그럼 부정의 감정이 휩싸일 때 그 감정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으로 이 말도 나로서는 긍정의 감정을 유지하는 것과 동일하게 이해하긴 했다. 어쨌든..) 그리니, 좋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에서 충분히 즐기고 기뻐하면 다른 좋은 일들이 연이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나 스스로에게 크던 작던 좋은 일이 생겨도 처음엔 기뻐하다가 금방 부정의 말로 그 기쁜 일을 나 스스로 끊어버리고 있었다. '이건 이번에 운이 좋아서 잠시 그런 거야. 내가 그럼 그렇지 뭐.', '나한테 이런 기회가? 근데 난 그 정도 실력이 안되는데 내 실력이 들통나면 어쩌지?', 어쩔 땐 실망감을 감추기 위해, 어쩔 땐 불안한 마음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 스스로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들을 나도 모르게 부정의 에너지로 바꾸고 있었다.


나 스스로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기 위한 자기 방어이고, 자기 합리화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다시 생기던 안 생기던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왜 미리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을 거란 전제하에 먼저 방어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냥 지금 좋으면 지금 좋은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 것일까? 다음에 실망하게 된다고 해도 실망은 그때 해도 늦지 않을 텐데, 앞서서 먼저 이래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면서 살아오고 있었다. 너무 좋아하다 보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말도 크면서 주변에서 여러 번 들었다. '네가 생각하는 것과 매우 다를 수 있어. 너무 좋아하지 마.'라고 나를 걱정하며 해준 말들이었고, 실제로 그런 상황일 때 나의 실망감은 컸다. 그 말의 영향으로 '맞아, 너무 호들갑 떨었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건지, 실제로 그런 실망감이 나를 좋아하는 일이 생겼을 때 방어부터 하고 보게 만든 건지,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경험은 여러 번 일어났었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조심부터 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삶에 대처하는 태도가 아닌가 싶다. 현재 즐거움을 즐기지 못하고,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실망감을 먼저 걱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맞는 방법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즐거운 일은 그냥 기뻐하고 즐기면 되는데,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기쁨도 즐기지 못하고 살고 있었던 걸까? 결국 Carfe Diem (현재를 즐겨라)로 귀결하게 된다. 기쁜 일은 기쁜 일! 다음의 실망감은 그때 느끼고 지금은 지금을 즐기자! 


조회수가 평소보다 10배나 넘었다!!! 아싸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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