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야날자 May 07. 2024

왜 일하는가?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를 읽고

작년부터 '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왔었다. 가장 많이 했던 생각으로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그다음으로는 나도 내 일로 돈을 잘 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거다!" 하는 걸 찾지 못하겠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에선 분명히 쉽게 버는 방법이 있을 텐데 나만 모르는 것 같았다.



일은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에서 충실감을 얻지 못하면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성실하게 일에 몰두해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하루에 8시간씩 5일, 일주일에 40시간, 예전엔 근무시간이 이것보다 훨씬 더 길었었고, 앞으로는 이 시간이 더 짧아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하루 상당 시간을 일하면서 보낸다. 출근을 했다고 모든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 건 당연히 아니다. 바쁘지 않을 때는 딴짓을 하거나 자잘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한다. 예전엔 최대한 내가 적게 일할수록 나에게 이득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하면 나의 시급이 올라간다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바라보고 임하면 딱 그만큼만의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돌려받았다. 다시 말해 돌려받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그 일에 대한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만 들게 된다. 어서 빨리 다른 투자를 통해서 한몫 챙기고 내가 하는 일을 조기에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나만 남아있었다.





반쯤은 억지로 맡아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마침내 적극적으로 몰두할 만큼 일이 좋아졌고,
더 나아가 좋고 싫고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어
깊은 의의마저 느끼게 되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천직'은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사실 나도 이 말(일을 좋아하고 몰두하면 좋아진다는)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계속하다 보니 내가 느끼기에도 주변에서 보기에도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일은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재밌게 느껴지기도 한다. 재밌으면 더 하게 되고, 더 하니 더 잘하게 되고 더 재밌게 하게 된다. 물론 중간에 지겹기도 하고,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미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일에서 잘하고 재밌는 일로 넘어갔기 때문에, 다시 재미없는 일이 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경험(하다 보니 잘하게 되는)을 많이 했다면 좋았겠지만, 인생을 살면서 이런 경험을 그리 많이 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그 경험이 없던 것도 아니었지만, 저 생각을 내가 하는 일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해 왔다. 내가 하는 일을 '업'으로만 바라봤다. 돈을 벌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었기에, 시키는 일 이상을 하면 손해라 생각했고, 너무 열심히 하면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니 적당히 하자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전문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나의 성취가 나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었지만 여전히 나에게 일은 '업'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었고, 어떻게 더 잘할까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본질을 바라보면 답을 찾기가 쉬울 수도 있는데, 나는 본질을 바라보지 못하고 계속 외부에서, 외곽에서 답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이런 마음가짐이 그 일의 성공과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략)
그 일을 좋아하고 사랑할수록
전에는 보지 못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그 일에서 찾아낼 수 있다.
<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일을 좋아하면 더 잘하게 되고, 더 잘하게 되면 성공적인 삶도 따라올 것이다. 사실 성공이라는 기준은 여러 가지일 테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만족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내 삶이 재밌고, 내 삶이 나로서 충분하고 내가 쓸모가 있다는 느낌. 그런 것을 느끼는 만족스러운 삶이 나는 성공이라 생각한다. 재미는 없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일을 한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일을 하지만, 삶은 만족감보다는 불 만족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고는 '이건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다른 것에 기웃거리게 된다. 내 일에 더더욱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하는 일에 몰입해도 모자랄 판인데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다 써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내가 좋아한다면 잘하게 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더불어 삶에 대한 만족감과 경제적인 보상도 따라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거기다 내가 관심을 갖고 바라보니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것에서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지금의 일을 사랑하는 것! 어쩌면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다. 한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해 봐야겠다. 이 일이 너무 즐겁다고 느껴질 때까지 해보자!



"세 번은 질리고 다섯 번은 하기 싫고 일곱 번은 짜증이 나는데 아홉 번째는 재가 잡힌다."  
재가 잡힌다는 말은 일에 리듬이 생겨 묘미가 생긴다는 말이다.
즉, 피곤을 가져오는 '노동'이 더 이상 아니고
재미를 느끼게 되는 단계인 '일'이 되게 된다는 말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 세이노>













이전 10화 생활을 여행처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