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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brisa Jul 15. 2024

현지인 피셜, 속초여행 tip

살아보니 그제야 보이는 것들 1

속초의 여름밤은 낮보다 아름다워

바야흐로 속초의 계절이다.


유난히 일찍 찾아온 더위와 함께 지난 7월 1일 개장한 속초해수욕장은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인산인해다.

주말인 어제, 나 역시 아이와 함께 등대해변으로 물놀이를 다녀왔다. 올해로 벌써 4번째 바닷가 입수다. 덕분에 내 팔과 다리는 이미 한여름을 뜨겁게 보낸 서퍼처럼 붉게 물들었다.


이 브런치북에 주제가 '속초'이다 보니 내 예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속초'키워드로 찾아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내 브런치북을 찾아주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4년 차 현지인으로서 나도 살아보기 전에는 몰랐던 도움이 될 만한 현실조언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 밥시간은 지키세요.


속초에 내려와 막 공방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였다. 남편과 둘이서 셀프로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속도가 더뎌 식사시간이 다가와도 "이것까지만 끝내고 밥 먹자."를 외치는 날이 많았는데 그렇다 보니 제때 끼니를 못 챙겨 먹는 일이 잦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작업속도에 맞춰 밥을 먹으려 하면 문 연 식당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저녁 8시 퇴근해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밥 먹고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저녁 8시만 되어도 횟집과 술집을 제외하고는 밤에 여는 식당이 없다. 속초살이를 시작하고 제일 당황했던 일이다.

( 물론 야식 배달은 가능하다.)


점심시간도 예외는 아니다.

오후 2시(혹은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인 곳이 많아 10분이라도 늦으면 주문이 불가하거나, 진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여행철에 맛집은 조금만 늦어도 재료소진으로 원하는 식사를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속초에서 미식을 즐기기 원한다면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식사시간은 지켜 여행계획을 짜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는 그 어떤 일보다 웬만하면 끼니를 더 우선으로 챙기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미루게 되면 그날은 편의점 라면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하다 먹는 라면도 충분히 맛있지만 본래 라면이라는 것이 끼니아니고 간식 아닌가?



PS.  속초시장 주변,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스타벅스 속초중앙로점'의 오픈시간은 오전 8시 30분, 마감시간은 평일 오후 5시다. (주말은 오후 6시)  

4년 전 3월, 처음 속초에 내려와 새벽 5시 항구 구경을 하고 차가워진 몸을 녹이려 스타벅스에 찾아갔는데 운영시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새벽 6시부터 여는 여의도 스타벅스를 생각하고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있던 것이다. 이때 알았다. 속초의 시간은 도시와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 화요일은 피하세요.

속초의 연중무휴 관광지 영랑호

여행을 위해 숙소를 찾다 보면 같은 평일인데도 유독 화요일 숙박(혹은 수요일)에 저렴한 특가상품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항공권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속초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우리의 휴무일은 수요일이다. 모처럼 쉬는 날, SNS에서 봤던 맛집을 찾아가려 치면 그곳 또한 휴무라 아쉬울 때가 많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속초의 많은 상점들이 화ㆍ수요일에 쉬고 있다. 이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수요일에 속초가 제일 한가하기 때문이다. ( 대표관광지인 속초관광수산시장도 평균적으로 화요일이 여유롭다. ) 의외로 주말만 운영하는 곳도 많아 4년을 가까이 살면서 가보지 못한 위시리스트도 많이 있다.


그래서 한적함보다는 보다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여행을 원한다면 화요일, 수요일은 피해 휴가날짜를 잡는 것도 속초에서의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속초에 살면 휴가는 어디로 가?"라는 질문을 아주 가끔 듣는다.

4년 동안 살면서 우리가 가본 여행지라면 동해, 홍천, 춘천 모두 강원권으로 강원도 아니면 가족들이 사는 서울이다. 그동안 코로나가 있기도 했고, 아이가 어려 이동거리를 고려하다 보니 거리에 제약이 있었다.

속초살이를 결심할 때는 서울이 가깝다고 좋아했는데, 실제 살아보니 서울만 가깝다. (북한이 더 가까운가?)

충청도든 전라도든 그 외 권역권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경기도까지 나가야 해 지도상으로 보면 돌아가는 꼴이 된다. 새삼 산맥의 위엄을, 산맥이 주는 고립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대에는 영화를 좋아해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갈 만큼 부산을 좋아했다. ( 그때는 부산이 제2의 고향이었다.) 하지만 바닷가 마을에 살다 보니 이제 부산도 제주도 그립지가 않다. 그래서 올해 계획이라면 서울과 강원권을 벗어나 충청권까지 가보는 것이다. 부드러운 능선과 함께 펼쳐지는 초록빛 평야도 가끔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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