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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아 May 24. 2024

작가의 말

<내 짝사랑 상대는 우울입니다>를 끝맺으며

 안녕하세요, 이렇게 다른 필체로 직접 인사드리는 건 처음일 것 같습니다. <내 짝사랑 상대는 우울입니다>를 쓴 작가 도아입니다.


 사실 도아라는 이름은 제 본명이 아닙니다. 도아라는 이름은 제가 바라던 예쁜 이름의 집합체라고나 할까요, 저는 항상 이름에 '도'나 '아'가 들어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이름들은 청순하고 아름다운 웃음을 가진 여성들의 이름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근데 마침 글을 쓰는 작업에 빠져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그럴 때 제가 원하는 이름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원하고 바라던 이름인 '도아'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제 작가명의 이유처럼,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었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이 그중 하나이기도 했고,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가 사람들을 공감하며 왠지 모르게 위로받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그것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중학생의 나이에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애매한 재능과 애매한 지능과 애매한 사람들을 만나고 애매한 깊이의 감정들을 느끼면서 내 인생이 이렇게 애매하게 아무렇지 않게만 지나간다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던 제가 왜 굳이 남들을 돕고, 그리고 또 어떻게 돕고 싶은지 스스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저는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고 싶으면 써야지. 게다가 저는 예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 이야기를 맘껏 풀어내고 고통이었던 생각과 마음을 훌훌 털면서 공감이라는 방법으로 남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저는 브런치에 뛰어들었고, 바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글로써 잠시나마 뛰어나가고 싶던 삶에서 도피하거나 글 안에서 위로를 많이 받은 사람이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여러 주제, 여러 장르로 글을 씁니다. 현재 저장된 글에 여러 장르의 소설도 있고, 자서전, 공모전에 낼 시들이나 아주 사소한 것으로는 일기, 학교 수행평가 등에 제출할 글까지 여기 모두 써 둡니다. 근데 그중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질 내 이야기를 담기 좋은 작품이 바로 <내 짝사랑 상대는 우울입니다>였습니다. 이 제목을 정하게 된 계기도 저답다고 보입니다.


 저는 심오하고 특이한 제목을 좋아하고, 평소 생각도 그런 편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감정이었던 우울이라는 감정을 키워드로 정하고서 제목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이 글들의 주요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이 브런치북 안에서는 제가 저를 우울 속으로 빨아들이는 일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제가 우울이라는 감정을 짝사랑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런 제목을 짓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래 이 글들의 목적은 이 우울이라는 감정을 내가 어떻게 지휘하고 마무리하는지에 대한 방법들과 위로들을 담으려고 했는데, 중간중간에 다시 힘들어지는 일들이 많아서 그런지 어쩌다 보니 현재 제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작품인 <중독적응>에서는 이 브런치북에서 담으려고 했던 본격적인 내용들을 담아 볼 예정입니다.


 글에 꼭 '그'라는 존재가 있는 것을 보니 그가 제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을지 상상도 가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심각할 정도로 많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제가 살아온 기간이 짧고 그중 1년 이상을 차지한 사람이며 제가 가장 큰 감정과 시간을 쏟은 사람이기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는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우울을 설명하고 전달해 준 사람이고 그래서 그런지 저도 글을 쓰면서 항상 슬프고 가라앉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를 완벽히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에 대한 마음 중 일부만 그를 원망하고 미워했으며, 나머지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고 이게 다 크면서 지나가는 과정이니까 앞으로만 아니면 된다. 내가 그냥 한 사람의 인생에서 지나가는 터닝 포인트였다고 생각하고 한 번쯤 희생해 보는데, 이 사람한테는 그 시간에 내가 있었던 거다.'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완벽히 첫사랑은 아니지만 서로의 넓은 인생으로 봐서는 첫사랑이었던 관계를 원망하며 살긴 싫습니다. 첫사랑은 안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더 나쁜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그래서 마지막 글에는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도 담아보았던 게 아닐까요?


 작가의 말이라는 글을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어서 사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제 마음대로 마음 놓고 글에 대해 막 써 보도록 할 건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댓글이랄 건 딱히 없지만 제 글을 보시고 구독해 주시거나 라이킷을 눌러 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써 내려갈 글들도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 위로를 건넬 중학생 작가 도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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