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이야
마음의 병이 있어.
너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가슴 안쪽은 곪아 있어.
티 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병을 치료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어
그게 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기적일 수 있겠지만
너가 나를 더 사랑하기 전에
알아줬으면 해서.
너가 기대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너가 좋아
그럼에도 나를 좋아해 줄 수 있을까
-
나는 말이야
사랑이 무서워
사람들은 말이야
사랑이 아름다운 거라고 하더라
내 생각에는 말이야
사랑은 공포스러워
고통스럽고.
-
마음의 병 때문인지는 모르겠어
사실은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겠어
그냥 내가 너무 나약해서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
오지 않을 미래가 보이는 게 아닌가
나는 이 미래를 봄으로서
이 미래를 향해가는 게 아닌가.
너는 좋은 거만 보고 좋은 말만 듣고
사랑받아왔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너의 세계는 무지갯빛이라면
나의 세계는 회색 잿빛이야
-
그런데 나의 세계에
너만이 색깔을 띠고 있더라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
오지 않을 미래가 보이는 게 아닌가
어떻게 해야 할까
너의 손을 잡아야 할까
나의 병이 옮는 건 아닌가
너마저 파괴해버리지 않을까
헛것이 보이는 게 아닌가
오지 않을 미래가 보이는 게 아닌가
나는 말이야
마음의 병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