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질하다 출판 계약을 하게 될 줄이야!(1)

PT등록보다 어려웠던 사인하기

by 에너지은

지난 목요일, 서울의 한 출판사에 다녀왔습니다.

헬스장도 학교 급식실도 아닌
출판사.
그것도 계약서를 쓰러요.

정확히 말하면 기획출판 계약입니다.

출판사 대표님과 마주 앉아 계약서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서명할 자리를 확인하고,

원고 분량과 일정 얘기를 하고, “출간은 2~3달 정도 예상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게 현실 맞을까?
분명 얼마 전까진 스쿼트하다가 허벅지 터질 것 같다고 투덜대던 영양교사였는데?


원고는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거의'라는 말을 붙인 건 아직도 고치고 싶은 문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쨌든, 출판까지는 이제 2~3달.
세상에 나오는 날짜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쓴 책이 서점 어딘가에 놓이는 미래가.

이쯤 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과거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대체 어디서부터 여기까지 왔더라?”
그리고 그 출발점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브런치스토리였습니다.

쇠질하는 영양교사 연재 시작.
급식실과 헬스장을 오가는 사람. 이 조합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처음엔 그냥 누군가 읽어주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니 점점 욕심이 생겼습니다.
‘아, 이거 한 편으로 끝낼 얘기는 아닌데?’
그래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꾸준했냐고요?
아니요...

연재 주기는 제 운동 루틴만큼 들쭉날쭉했다.
“이번 주엔 꼭 써야지!”하면서도 야근, 피로, 넷플릭스, 게으름... 그래도 중요한 건 안 쓴 건 아니었어요.

브런치에 안 올린 글들도, 퇴고하다 만 글들도,
괜히 부끄러워서 저장만 해둔 글들도 다 제 노트북 안에 차곡차곡 쌓여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저는 혼자서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 누가 알아주든 말든, 일단 끝내자.’

그래서 혼자서 완결을 냈습니다.
출판 계약도 없고, 편집자도 없고, 기한을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요.

그리고 그 글을 투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1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땐 몰랐어요.
그 1년 뒤에, 한 출판사 대표님이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라는 말을 하게 될 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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