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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Jun 10. 2024

pov

++--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어떤 깨달음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운석처럼 마음에 쿵하고 박힐 때가 있다.

희한하게도 운명처럼 딱딱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에 모든 상황들이 나를 위해, 나의 생각의 변화를 위해  나에게 벌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웃음도 많고 정도 많고 긍정의 말을 남에게 후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긍정적이지 못하였다.

예민했고 예민해서 짜증이 났고 짜증이 나서 긍정의 틈이 좁았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멘털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모든 것은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그것도 습관이 된다.

많은 말들을 듣고, 책으로도 배우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몇십 년에 걸쳐 쌓여온 삶의 태도가 그렇게 쉽게 바뀔 리 없었다.

‘긍정의 아이콘이 되어야지!’ 생각하고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짜증 나는 일이 생기고,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고, 속에서 화가 끓는 일이 생기고, 마치 자꾸 시험에 드는 것 같았다.

뭐... 결국 긍정의 아이콘의 아이도 되지 못하고 그냥 내 마음을 계속해서 다스리고, 표현을 하더라도 좋은 방식으로 표출하려 하고, 감정적인 부분을 컨트롤해 봐야겠구나 하며 나름의 타협점을 찾아내었다.


그런데 정말 갑자기,

보통의 날들을 보내던 내가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마음에 꽂혔다.

보통의 날들이었지만,

얼마 전 생일이 지나면서 빼도 박도 못하게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고,

거의 한 달여간 감사 일기를 쓰고 있었고,

나를 힘들게 하던 공황이 많이 좋아져서 몸과 정신적인 컨디션도 모두 상승곡선을 타고 있었고,

읽는 책마다, 티비에서 우연히 본 연예인들이 하는 이야기마다, 듣는 노래마다, 그냥 받아들이라고, 힘든 일들을 겪어도 그건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아니고 나를 위한 기회라고, 오히려 럭키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삶의 방식은 또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희한한 우연들이었다.


우연들이 쌓여 내가 진심으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우연은 얼마나 기적적인 확률로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되는 것일까.

어쩌면 그전부터 스멀스멀 들던 조용한 외침이 나를 이 길로 이끈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난 이후로

좋은 게 좋은 거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커졌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해 못 할 상황도 없고, 이해가 안 되어도 그냥 그렇구나, 그럴 수 있구나 하고 패스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예전에는 왜 그러지? 에 꽂혀서 패스하지 못하는 날들이 더 많았다.)


Point of view. 정말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긍긍부부’, ‘++--’라고 내가 이름을 붙이고 계속 계속 생각하는 것들인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부정적인 생각의 끝에는 부정적인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지키고 싶어 하는 젊을 때의 모습은 어쩌면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들의 찬란한 모습들이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멋진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구어 낸 것들 그 자체이자 전부라고 말이다.

나이 들어서 멋진 주름을 갖고, 멋진 애티튜드를 갖고 싶어 긍정을 택하였다.

먼 훗날 나의 지난 삶에 미련이 없기 위해 충분히 하루하루를 즐기고 감사해하고 모든 것들을 최대한 아름답게 바라보고 기억하고 싶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는 악을 행해도 잘 사는 사람들 투성이고, 부정적으로 살아도 잘 살 사람들은 잘 살기에, 부조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긍긍부부의 힘을 믿는다.

부정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언젠가 어느 형태로든 꼭 그 대가를 치를 것이고,

긍정을 택한 사람들은 그 선함으로 잃는 것이 많고 손해를 보더라도 꼭 사람으로든, 다른 형태의 무엇으로든, 긍정의 대가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 긍정의 ㄱ을 써 내려가고 있는 나이기에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이 마음을 써 내려가는 것이 조금은 이를 수도, 풋내기의 글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글을 쓰며 또 한 번의 다짐을 하게 된다.

삐딱하게 보지 않고 곧이곧대로 바라보며 사는 삶을, 그리고 유하게 받아들이는 삶을 말이다.

이렇게 하루하루 마음먹으며 감사하는 날들을 보내고 행복을 행복으로 온전히 느끼는 날들을 살아가다 보면 긍정을 말하지 않아도 나의 존재 자체가 긍정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나의 멋진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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