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https://youtu.be/vMbBoSBEsgw?si=4G2teQ5bTzYu8yie
여름이 되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
‘초록을거머쥔우리’라니,
초록이 무성한 이 여름에 어울리는 낭만적인 제목이 아닌가.
초록이 움트기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노래가 자꾸 생각이 난다.
사실 노래를 들어보면 여름의 푸릇푸릇함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멜로디나 가사의 풋풋함이 초여름과 여름의 설렘을 담은 것 같아 자꾸 듣게 된다.
창밖을 보면 앙상했던 나무가 저 멀리 보이던 거리들을 가릴 만큼 키가 커졌다. 밖에 나가면 모든 풀들이 내 키만큼 자라나 있고, 오종종하게 핀 들꽃이며,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능소화가 피어있다.
쨍한 햇빛에 빛바랜 초록은 내가 있는 곳을 미술관으로 만들어준다.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모든 순간들이 빛바랜 명화처럼 내 눈에 담긴다.
그렇게 무럭무럭 쑥쑥 자란 풀들과 나무들을 보며 위로를 얻기도 한다.
더워서 지친 나에게 그늘을 주고 다리를 간지럽히는 풀을 보며 한숨 포옥 내쉬게 된다.
나의 여름은 이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짙어지는 초록을 보며 용기를 얻기도 하고 지칠 때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크게 숨을 들이켜기도 한다.
우리는 이 초록을 얼마나 더 거머쥘 수 있을까?
숫자로 헤아리다 보면 문득 지금의 초록이, 그리고 지나온 초록들이 소중해진다.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이 초록을 잔뜩 누려야 한다. 지금의 초록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초록을 거머쥔 나는 이 더위를, 잔뜩 쏟아붓는 비를, 쨍한 햇빛을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려 한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여름을 사랑하게 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모든 순간들이 조금은 더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
아~
비가 잔뜩 온 뒤 더 푸릇해질 초록이 기대된다.
이 더운 여름 끝에 찾아 올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