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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l 07. 2024

21. 너나 잘하세요

매 주말 아침 조기축구를 한다. 축구는 11명이 한 팀이 되는 게임이다. 조기축구는 안면 없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취미활동을 위해 모인 곳이다. 성격도 다양해서 운동 중 화내는 일은 기본이고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A와 B가 있다. A는 누가 봐도 공을 잘 차고 적극적이다.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열심히 뛰어다닌다. B는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공이 오면 반사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그런 A와 B가 소리친다. "왜 자신에게 공을 주지 않느냐고?,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같은 말을 하는데도 B가 소리칠 땐 기분이 나쁘다. B와 같은 이들은 자신의 실수는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고 타인이 실수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 또, 자신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타인의 행동에서 잘못된 점만 잘도 찾아내 굳이 지적한다. 이들은 참 뻔뻔하다. 그리고 말도 많다. 그 많은 말 중에 '수고했어, 고마워'와 같은 감사의 말은 잊은 건지 모르는 건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이들은 우리 주변 어딜 가도 볼 수 있다. 가족, 회사, 지인 중 꼭 한 두 명씩 있을 것이다. 사람을 일반화시키면 되진 않지만 다섯 중 넷이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그 사람이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늘 질문한다. 나는 어떤가? 나는 그와 같은 행동과 말을 하진 않는가? 그런 생각이 들수록 오히려 말을 줄이고 감사의 말을 더 많이 하려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이들과는 될 수 있으면 말을 오래 섞지 않으려 한다.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게 될수록 나 또한 부정적인 마음이 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을 보면 한 마디 하고 싶어 진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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