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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Nov 06. 2024

143. 부모와 자녀의 갈등  

부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자녀 때문에 힘들어하고 자녀는 부모 맘대로 자신을 휘두르려고 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한다. 부모의 뜻은 뭐고 자녀가 원하는 것은 뭘까? 부모는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어떤 것이 잘 되는 것인지는 모른다. 단지, 공부해서 좋은 회사 가던지 의사 같은 전문직이 되는 것이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도 그것을 안다. 부모들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공부해라'만 되뇌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부모는 돈을 버는 목적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하는데'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자녀는 그것이 부담스럽다. 그러고는 '다 니들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그 잘 되라고 하는 말이 왜 자녀에게는 상처로 남는 걸까? 부모도 자신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답답함에 큰소리칠 수밖에 없고 자녀는 부모의 의도를 모르니 화가 날 뿐이다. 


이런 일이 계속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면서 서로 지쳐가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선 부모가 자녀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부모는 가족과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지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헌신과 희생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희생은 어떤 가치나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이익이나 행복을 포기하거나 희생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헌신은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바쳐서 어떤 일에 전념하거나 봉사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자녀 때문에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자녀도 행복할 수 없다. 자녀도 자신 때문에 부모가 행복을 포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죄책감과 자신은 부모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오해로 스스로를 나락으로 몰아갈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공부가 답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공부해서 대학 간다 한들 그 뒤는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부모가 정해준 길이 아닌 자녀 스스로 정한 길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자녀를 보호해야 하고 길을 가르쳐줘야 하는 어린양으로 보지 말고 함께 나아갈 동반자로 보아야 그들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인 존재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부모의 사랑이 더 이상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자녀는 사랑해 주고 가만히 놔둬도 제 갈길 찾아갈 수 있는 존재다. 단, 방향만 한 번씩 엇나가지 않게 잡아주면 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모의 사랑과 믿음이다. 그러니 그들을 믿자. 그리고 나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자. 그게 부모의 역할이고 진정한 헌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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