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 내 인생의 유행어는 내가 만든다.

by 오박사

한때 ‘욜로(YOLO)’가 삶의 정답처럼 소비되던 시기가 있었다. 미래는 모르겠고, 오늘을 즐기자는 말은 꽤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열풍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대신 요즘은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말이 유행이다. 평범한 하루가 가장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갈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삶을 설명하는 유행어는 늘 그랬듯, 또 다른 말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상하지 않은가. 왜 우리는 이렇게 자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바꾸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욜로’와 ‘아보하’는 서로 반대말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같다. 열심히 살아도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무력감, 그리고 그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다.


즐기자거나, 평범함을 사랑하자는 말은 결국 불안을 잠시 덮어두기 위한 언어에 가깝다. 그래서 ‘욜로’를 외치며 현재를 붙잡아 보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보하’를 되뇌며 마음을 달래보지만, 허무함은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유행어는 바뀌지만, 불안은 그대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삶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꾸 누군가 정해준 답을 찾는다. 사회가 만들어낸 말 속에, 나 대신 결론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남의 답은 내 삶에 꼭 맞지 않는다. 결국 입어보니 어색한 옷처럼, 오래 버티지 못하고 벗어던지게 된다.


인간의 삶은 본질적으로 목표 지향적이다.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은 견딜 수 있지만, 막상 도달하면 허무해진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누군가가 정해준 목표를 좇을수록, 그 허무함은 더 빨리 찾아온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새겨야 할 것은 ‘욜로’나 ‘아보하’라는 말 자체가 아니다. 그 안에 담긴 핵심, 하루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라는 메시지다. 그 의미만 남기고, 삶의 방향은 각자가 정해야 한다. 내 인생의 유행어는 사회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


누구나 불안하다. 그 차이는 단 하나다. 불안해서 멈추느냐, 불안해도 한 걸음 내딛느냐다. 나아가는 사람만이, 불안의 뒤편에 있는 평안을 잠시나마 맛본다.


어쩌면 인생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길이 정해져 있고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는 과연 나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힘들더라도, 느리더라도 내 길은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

유행은 사라져도, 그렇게 만들어진 삶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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