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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든 Apr 01. 2024

가끔 돌아보면,

20대를 추억하며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방영되던 겨울이었습니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내고 20대가 되어 조금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집엔 빨간딱지로 도배되었고, 건장한 남성들이 예고 없이 찾아오던 그런 때였습니다. 감사하게 가까스로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숨을 돌리고 난 어느 날,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제 방에 컴퓨터가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교회 동생들이 다녀갔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일찍 철이 들어 열심히 공부해서 과수석을 하며 밤이면 용달을 끌고 서울우유를 배달했습니다. 저도 대부분의 밤을 그 동생을 도우며 보냈습니다. 그 친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은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입대를 며칠 앞둔 저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뒤에서 절 껴안으며 울었습니다. 저도 뭐… 그냥 있었죠. 그러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등이 축축하고 뜨거웠습니다. 알고 보니 꽤나 많은 양의 피였습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한 그 친구가 껴안던 순간 제 등이 다 젖을 정도의 코피를 흘렸던 겁니다. 이 친구는 사치를 하지 않습니다. 작은 것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자기 집을 짓고 잘 살고 있습니다~


푸릇한 봄인데, 봄이어야만 하는데, 뜬금없이 그 드라마가 생각나는 건 지독했던 그해 겨울을 녹인 어떤 봄을 또다시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youtu.be/BY4sHNaV4WU?si=mSm6XbFUZUA49h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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