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나의 생각 18화

어르신과의 대화에서 삶을 배웠다

by EDUCO

어르신과의 대화에서 삶을 배웠다

내가 최근에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인데

와닿는게 커서 적어볼게

어르신과 대화를 하던 중 겪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어르신의 연세가 궁금해서 여쭤보게됐어

그랬더니 어르신은 재치있게

"내가 몇 살 처럼 보여요?"

하시면서 장난치셨고

그 장난을 들은 나도

"이제 딱 시집가면 되시겠다~"

하면서 재밌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는데

어르신이 내 나이를 물으시더니

"걱정이 제일 많을 때네" 하시더라고

그 말을 듣고 어르신의

내 나이때는 어땠을까하고

어르신은 어땠었는지 여쭤보게 되었지

그랬더니 들었던 충격적인 내용들

일제 강점기도 겪으셨고

피난도 해보셨고

가족을 잃어버리기도하고

눈 앞에서 가족의 죽음을 보기도하시고

4.3사건을 겪기도 하시고

군부독재시절에 잡혀갈뻔도 하시고

IMF때는 굶어죽을뻔 하셨대

어르신은 지금 내 나이때에는 이미 결혼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사를 다니셨고

방 한칸에 온가족이 살면서 버텼대

자식들중 몇 분은 못 살아남으셨다고 하시더라고

그 말을 듣고 숙연해졌어

피난가면서도 다리 무릎이 다 나가도

무서워서 계속 걸었다고도 하시고

아이를 잃어버리시고

몇 년을 먹먹했다고도 하시고...

4.3사건으로 친한 동네 사람들이

죽는걸 보시기도 하셨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신 어르신이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이

너무 기억에 남아

본인도 죽고싶다 생각하기도하고

죽기싫다 생각도해봤는데

사는게 더 좋으시더래

전쟁도 겪어봤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냐면서

씨익 웃으시는데 엄청 강해보였어

'난 왜 전쟁도 겪지 않아봤으면서

뭐에 그렇게 무서워했던거였을까?'

이게 그 순간 내 머리를 관통한 생각이야

생각에 빠져 멍때리듯 어르신을 보고있으니

뒤이어서 어르신이 말씀하셨어

"눈을 딱 보니까 뭐든 잘하겠네

일단 해봐

해봐야 알어~"

맞네

안해보고 알 순 없자나

해봐야 알지

그 말을 듣고 감사드리며 안아드린 후

일하는 내내 그 생각에 빠졌던 것 같아

이렇게 안전하고

이렇게 살기 좋은 시대에서

운좋게 태어나놓고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

내가 느꼈던 두려움은

어르신에 비해 한없이 작은게

두려움을 느끼는 기준이 너무 낮았구나

두려움의 기준을 올려야겠다

어르신과의 대화 후 2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아까 말했던

내 두려움의 관한 기준을 올리자

다른 하나는

죽음에 대하여 인지를 해야

오히려 두려움이 사라지는 거구나


MEMENTO MORI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이제까지 이 명언의 의미가

'내일이 없는 것 처럼 오늘을 살아라'

이 의미만 있는 건줄 알았는데

다른 하나를 발견했어

죽음을 기억해야 오히려 두려움을 이길 수 있어

마치 '죽기전에 뭐라도 해봐야지' 처럼

다신 까먹지 않게 잘 적어뒀어

이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보려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면

같이 해볼래?

당장 내일이 오지 않는다해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루를 보내보자

+ 단지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keyword
이전 17화위대한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