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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풀과 같은 사람이 되자

by EDUCO

딱풀과 같은 사람이 되자

우리 딱풀과 같은 사람이 되자

내가 일하면서 느낀 순간을 소개해줄게

어느 날 아무 생각없이 일하고 있었는데

정말 불현듯 평소에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았던

내 사무실 책상 위 딱풀이 보이는거야

'내 책상 위에 풀도 있었나?' 생각이 들다가

아무렇지 않게 몇 번 사용했던 기억이 들더라고

항상 그 위치에 당연하게 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거지

그 때 든 생각이

'딱풀은 몇 십년 동안 똑같이 생긴 것도 신기한데

몇 십년 동안 대체품이 안나오나?'

혼자 생각해놓고 혼자 놀랐지

뭔가 깨달음을 얻었거든

'와 나도 이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나는 절대 변하지 않으면서

나를 대체 불가능하게 만들고 싶다'

한참을 딱풀만 바라보면서

이 딱풀의 장점만 생각했어

처음에는 딱풀을 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을 끝내고 나서는

딱풀을 함부로 못대하겠더라고

그날의 나의 오후는

그런 딱풀을 생각하느라 다 보냈어

다른 스카치 테이프나 형광펜이나

볼펜이나 네임펜이나

대부분 디자인이 조금씩은 바뀌었는데

딱풀만큼은 내 어렸을 적 그 생김새, 촉감과 똑같은 거야

'어떻게 몇 십년 동안이나 내가 필요할 때가 생기고

그 때마다 보게 되는 것일까'

'이런게 바로 대체불가능한 요소 아닐까?'

딱풀 이름은 흔히 들어서 조금 만만해보일지라도

가장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

나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나는 딱풀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딱풀과 같은 사람이 되자

다들 이런 물건 하나씩 있을까? 궁금하네

주변을 잘 들여다 보고 다녀야겠어

익숙함에 속아서

나에게 항상 무언가를 해주는 물건들을 까먹었던 것 같아

항상 고마워 딱풀아

+ 단지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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