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정수리 구불거리는 흰머리는
뇌에 살다
두피를 뚫고 세상 구경 나온 벌레 같다
내 속엔 깨끗한 게 없을 텐데
쟤는 어찌 저리 순수한 색을 입었는지
살수록 더 살수록
나는 더러워지고 하얀 벌레가 는다
이리저리 차이고 차여 내 발 밑에 온 너덜한 전단지를 집어 든 탓에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