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준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는 생각

- 남에게 끌려가고 있지는 않은가를 늘...


그곳은 재건축 이슈 단지가 마주해 있는 상업지로,

버젓한 대단지 아파트가 배후 세대이다. 예전에 출퇴근으로 자주 지나다녀서 낯익은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휑하달까 너무 이상했다.

아무리 휴일이라지만 유동 인구가 거의 없어 보였고

아닌 게 아니라 상가 1층과 중상층 군데군데가 공실 난 상태였다. 그 바람에 커피 한잔을 사 마실 곳을 찾지 못해 동심원을 크게 그리며 빙빙 돌아야 했다.


예전에 보던 맘*스터치류의 중소 프랜차이즈점들과, 많던 반찬 가게들, 디저트 카페들이 간판도 내린 지

오래인 것 같았다. 솔직히 놀랐다.

아파트 값은 이슈를 업고 천정부지인데 상권은 뭉개진 것일까, 일주일 내내 텅 빈 상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상권에 눈이 먼 결과는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되는 두 가지 방면이 바로 하나는 ‘투자‘, 다른 하나가 ’ 결혼’이다.


어떤 일이 망해서 손절하기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시인하게 되는 사실이, 투자든 결혼이든 둘 다,

결정을 내릴 당시에 이미 우려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 콩깍지’가 씐 것이고 또 ‘지식에서 우러난 안목’도 부족해서 그런 투자 혹은 결혼을 감행한 것이다.


남들이 다들 그 남자[여자]는 아니라고,

그 상가는 그 가격에 사면 안 된다고 말해도

그땐 들리지 않았다.


상가 투자가 제일 어렵다.”라고, 아파트만 사고팔아 본 사람에게 아무리 말해도

아침저녁 그 앞에 가서 주먹 쥐고 열 손가락 펼쳐 가며 한 명 두 명 지나가는 사람 수를 세어서

유동 인구[내 점포의 예상 집객 수]도 파악 안 해 보고 덜컥 1층이고 코너 자리이거나,

횡단보도 앞이거나 역세권이라고 매수를 했다.


세대수가 천, 이천 세대인 대단지가 길 건너에 있어도,

되는 업종은 몇 안 되고

그 많은 세대 거주민내 상가, 내 점포로 끌고 올 수가 없는 현실은 바로 공실로 나타난다.

내가 산 가격에 보증금 걸고 자기 돈으로 값나가는 인테리어비 물어 가며 임대료를 맞춰 줄 수 있는 임차인이 정말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중이 높으면서도 2025년 예상

폐업률이 1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며

업장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다가

어떤 매장을 가 봐도 고용인 없이 점주가 자력으로 감당하고 있는 1인 자영업의 일상이 자못 고단해 보인다.

부동산 말만 듣고

상권이 이렇게 좋은데 별 탈 있겠어?‘ 하며

별도의 준비 과정 없이

비싼 분양가를 그대로 떠안아

임대차 양측이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몸소 받아 버린 것 같다.

솔직히 마음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측의 투자금이 공중에 일부 또는 전체 날아간 것이다.


일부 대형 쇼핑몰, 백화점 상권에 눌린 곳도 보이고

핫플 위주의 매장 선호 쏠림으로 외면당한 중간 상권도 보이며, 상권이 좋아도 공실 리스크를 몇 달 이상은 버티기 힘들어서 우량 임차인을 맞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양측이 손해를 입기도 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쌓여 가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내 돈이 들어가는 투자 전에 할 일



신중하다는 것은

느리고 우유부단하다는 것과는 다른 말이다.

이는 철저히 준비하고 준비될 때까지 늦출 줄을 안다는 의미이다.


조급해져서 마구잡이 식으로 사 들이려고 해선 안 된다.

대개 은퇴자들이나 목돈 굴리기에서 초심자인 분들,

노동 여력이 없거나 공적 연금 수령액이 턱 없이 부족함을 뒤늦게 깨달아선 상가에 눈을 돌린다.

누군들! 이해가 된다.


상가는 매우 훌륭한 투자처이지만

잘, 매우 잘 들어갔을 때라야 그렇다는 게 핵심이다.


뭘 많이 아는 분들, 또 자칭 타칭 전문가라면서 유튜브를 들락거려 이름을 드러낸 명사들이

이곳저곳 추천도 한다. 들어 볼 수는 있다.

그분들이 상식 선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두루 익힐 무렵이 되면, 어느덧 그들이 자유자재 쓸 수 있게끔 내 돈을 낼 마음이 열리고 그들이

진행하는 유료 강의, 임장 비용이 각각 ‘회당 얼마‘라는 공지가 귀에 들려올 것이다.


나도 그랬다. 나가 봤더니 기회비용이 꽤나 들어간다.

같은 투자자들끼리 얼굴 익히면서 정보 공유하라고도 권하는데 썩 친해지지도 않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마인드 다잡는 계기라 쳐도

그래 봐야 일주일 안 간단 게 내 경험이다.


대개 내 돈이 들어가는 부분에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차이에 연연한다.


간혹 인도 쪽, 그러니까 차선 끝에서 차가 밀리는 이유를 보면

딱, ‘최저가’ 휘발유 주유소다.

바로 리터당 1,675원과 1,740원, 그 65원의 차이가

차선을 막을 정도의 긴 줄에 줄줄이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어떤가. 우리는 몇 억씩 여유 자금을 갖고 도모하고 있지 못하다. 고작 몇 천만 원이라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고작‘ 푼돈일지 모르지만 우리들은 몇 년 동안 아껴서 모은 ‘피 같은’ 돈이다.


주유소에서 몇 배럴씩 기름을 넣을 것도 아님에도

그저 리터당 65원을 저토록 아꼈으면서,

그 몇 백 배 되는 돈을 운용하기 위해 우리가 고작

한 두 사람의 중개사나 몇몇 강사들의 말에

족집개란 이유로, ‘신뢰‘가 간다는 환상 섞인 기대로

끌려 다니면 되겠는지 가늠을 해 봤으면 좋겠다.



저 문 안에 들어갔을 때

나에게 일어날 일



정부가 집을 살 땐 지자체 공무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토허(토지거래허가)’ 적용 대상을 확대한 지난달 이후 예상되었던 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실거주 의무 없이 갭투자가 가능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 최선호 지역은 130%도 웃돌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돈을 추구하는 이치는 이렇게 규제도 피하고 심리에 추종하고 있다.


당신에 관한 한, 경/공매가 쉬우면 경/공매를,

그게 아니면 ‘저공비행‘을 하면 된다.


지금 경매장이 열기가 높다고 우르르, 정부 규제가 강하다고 또 우르르 몰리는 장에서 내가 이긴다는 것은 내 경쟁력이 월등해서야 가능하기 때문에

남들이 미처 생각 못하는데 수익 실현이 가능한 게 뭘까?’를 자꾸자꾸 캐 물었을 때 알 수 있는 길만이

내게 기회를 주는 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지난주에 ‘싸게 살 것’을 내용으로 글 발행을 했다.


한 번 들어가면 돈을 잃지 않고 벌어서 나와야 하는

투자와 창업의 문을 많은 준비 없이 열고 들어갔다가

끝내 원치 않은 실패를 맛보고 나오신 분들을 생각하면, 그래서 수시로 업종이 바뀌거나 아예 공실 상태로

무권리/렌트 프리’를 내건 임대 광고 현장을 지나가면

그것이 마치 내 일인 듯 맘이 쓰라리다.


1. 무슨 수를 쓰든지 싸게 산다.
2. 상권 안에서도 입지 ‘깡패‘를 공부해서 산다.
3. 이도저도 잘 안 되면 배수진을 칠 준비를 하고 산다.


배수진‘이라고 해서 뭐 별다른 것은 아니다. 여차 하면 내가 들어가서 팔고 사고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구체적인 콘텐츠를 갖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말하고 보니 ‘별다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콘텐츠란 게 우리들 거의가 없지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진입할 때부터 객관적으로 저 입지의 저 상가가 적정 가격인지를 냉정하게 판단 내려서 들어가야 한다.

잘못해서 ‘처음 만난 그때가‘ 제일 좋았던, 그러나 갈수록 손만 많이 갈 뿐 투자금 회수가 안 되는 ‘애물단지’가 되게 만들어선 안 되겠다.


‘처음 만난 그 때가 그립다‘는 것은 불행한 일...



최근 두 번의 연애에서 나는 바라지 않은 결과로서 ‘이별‘에 당첨되었다. “뭐, 많이 안 아팠다.”는 뻔한 거짓말로 변명할 생각은 없다.


두 번 다, 서로 다른 사람이었던 상대방들이 공통적으로 이별의 수순에 들어갈 무렵 보인 행동 양식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나의 장점이라 그들이 언급했던 바로 그 점들을 이별의 운을 떼면서는 우리가 ‘헤어질 이유’로 들었다는 것이었다.


이젠 알 것 같다. 내 ‘사랑’도 내 ‘투자‘도

처음 만난 그때가 제일 좋아서는 안 되며

갈수록 더 좋아지는 ‘볼매‘(볼수록 매력) 여야

지속 가능, 즉

내가 아프지 않고 오래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투자를 결정할 때 내가 본 그 장점이 결국은

빠져나오지 못해 손절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앞에 만난 사람은

내게 ‘1일 1 마스크팩‘ 습관을,

뒤에 만난 사람은

밤새 노래를 틀어놓고 자는 습관을 남겼다.

마음을 추스르느라 만남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어야 하지만

사랑했던 기억은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다.

투자도 그렇다.

혹여 아프고 힘들 수 있지만 그것을 통해 다음 투자를 모색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 수 있다.


허나 너무 아프지는 않기를 빌어야겠다.

다음 사랑에서는, 그리고 다음 투자로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 나만의 기준을 갖기까지는

충분히 컸던 아픔이 필요했나 보다.

다시 어떻게 된 상황이 와도 절대 잊히지 말라고,

한동안 정신을 잃고 있었을 만큼 아픔이 컸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그런 걸로 하자.



sticker sticker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