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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매일의 루틴이 중요하다

by 드망

본격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건강관리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거다.


요양원에서 내가 담당하고 있는 어르신 중에 90이 넘으신 와상환자가 있다. 당연히 하루 종일 침상에 누워 있다. 이런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워서 움직이게 하는 일은 정말 힘들다. 전혀 힘을 못쓰는 나 같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이 어르신을 케어할 수가 없다.


얼마 전부터 우리 팀장님이 이 어르신을 매일 아침 휠체어에 태워서 움직이게 했다. 당연히 우리는 힘들지만 그냥 눕혀만 두면 더 몸이 굳어질 테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렇게 매일 아침 그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우는 중노동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붙어도 정말 힘든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어르신이 몸을 가누기 시작했다. 지금은 나 혼자서도 어르신을 휠체어에 태울 수 있을 만큼 몸이 살아났다. 매일 아침의 루틴이 이 어르신을 다시 일으켰다.


치매 시어머니 간병 10여 년에 몸이 다 부서졌었다. 허리, 어깨, 팔, 목, 무릎 안 아픈 곳이 없다. 보험이 없어서 몽땅 현금이라 거금을 날렸다. 도수 치료에 신경주사까지 한 번 가면 거의 20만 원이었다. 치료를 한다고 깨끗이 낫는 것도 아니고 정말 죽을 것 같은 통증만 넘길 뿐이었다. 정말 집안 거덜낼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고, 끝이 안 보이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딸아이가 어떻게 찾아낸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며 재활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가을이다. 미국의 카이로프라틱 전문가인데 재활, 교정 스트레칭 영상이 많다. 후기가 좋아서 해 보자고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되어간다. 가장 큰 문제였던 어깨가 스트레칭을 따라한 지 한 달 만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석 달을 매일 열심히도 따라한 덕분에 겨울이 지나면서 팔이나 어깨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어깨가 좋아질 무렵, 오른쪽 골반에 문제가 생겼다. 아예 병원 갈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골반 교정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2~3달 정도 매일 골반 스트레칭과 허리 스트레칭을 함께 했다. 역시 좋아졌다. 통증이 사라지고 몸을 어느 정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니까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교정 스트레칭이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도록 최소 2~3일에 한 번은 스트레칭을 해 줘야 한다는데 그걸 놓쳤다.

살만하니까!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안 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내 몸은 역시 정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어깨가 아파오고, 허리가 아프고, 골반이 아픈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만은 해서 또 스~~ 슬쩍 눈 감고 지나갔다. 어떻게 되겠지를 시전 하면서..


원래 움직이는 것을 안 좋아하는 성격이다. 어쩔 수 없으니까 그동안 스트레칭을 꾸준히 했던 것뿐이다. 너무 아팠었으니까. 거기에 병원에 돈을 들이고 다녀봤자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수년간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답은 내가 스트레칭을 해서 관리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 와상 어르신의 몸이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어느 순간 마음에 종이 댕! 하고 울렸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휠체어에 태워서 운동을 시킨 것도 아니고, 뭘 먹인 것도 아니다. 그저 처음에는 우리가 완전히 해 주다가 매일 조금씩 자기 힘으로 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 것뿐이다. 그러데도 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어르신은 이제 허리춤을 잡고 방향만 잡아 드리면 혼자 휠체어를 탄다.


또 하나, 어깨 스트레칭을 하면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스트레칭을 같이 시작했다. 이게 바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소홀해져서 거의 안 하는 날이 더 많을 정도였다. 처음 수면무호흡 스트레칭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찬양을 하는데 음이 쑥 올라가서 너무 놀랐었다. 수면무호흡 스트레칭이 노래를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있기는 했었다. 그래도 그까짓 거 대충 하다 말다 했었다.


교회에서 특송을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당연히 소리도 안 나오고 안 올라가고.. 연습을 많이 해오라는 말까지 들었으니! 찬양 연습보다는 매일 수면무호흡 스트레칭을 하루도 안 빠지고 열심히도 했었다. 막상 찬양을 시작하자 모두들 놀랐다. 안 올라가던 음도 올라가고 기어들어가던 소리도 깨끗하게 나오니까. 여기서 다시 한번 건강 관리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구나를 깨달았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정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스트레칭 시간은 거의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걸 못한다. 매일 습관이 된다면 큰 어려움 없이 몸을 관리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어떻게 하면 이 스트레칭이 매일의 습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아이들처럼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냉장고에 잘했어요 스티커를 부칠 그림판이라도 붙여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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