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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순 Jan 13. 2024

느리지만 내 방식대로

나만의 방식대로 걸어가기



얼마 전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다. 일찍 눈이 떠진 주말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눈길을 뚫고 카페로 향했다. 한가로운 카페에 앉아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노트북을 열었다. 글을 써야 하는데, 커다란 창문 밖으로 쏟아지는 함박눈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그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보고 있자니 일찍 일어난 나 자신이 기특했다. 힐긋 함박눈을 바라보며 기쁜 마음으로 한 글자씩 써 내려갔다. 오늘 같은 행운의 날에는 목표한 글을 쓰지 못했더라도 오늘 할 일을 다한 기분이다.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줬으니까.


언젠가부터 조급한 마음이 줄어들었다. 당장의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내 인생이 어쩌면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해낸 날이면 뿌듯했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해도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이라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 잘 걸어가고 있다!




잘하고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계속 그렇게 해보자며 나를 다독인다.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 것도 좋은 예감 중 하나다. 글쓰기는 나 자신을 잘 알아가는 과정이다. 마치 일기 쓰듯, 이야기하듯, 솔직하게 나의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더 뚜렷해진다. 사람마다 가는 길과 방향이 모두 다르듯이 나는 느리지만, 나만의 방식대로 걸어가는 중이다. 글과 그림이라는 든든한 생존 아이템을 쥐고서 새로운 퀘스트에 도달할 때마다 쓰임새에 맞게 사용해 나갈 것이다. 그 길 끝에는 업그레이드된 내가 도착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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