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텃밭에 다녀왔습니다.
가을 김장에 쓸 배추와 무를
수확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주 김장 준비로
그동안 텃밭에서 잘 자라 준
무와 배추를 수확했습니다.
올해는 초 가을에 비도 많이 오고
남편 일로 바빠 달팽이에 신경을 못썼더니
배추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고
무도 많이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큰 수확입니다.
초보 텃밭 농부한테
자연이 준 선물입니다.
다음 주에 쓸
마늘이며 생강을 미리
구입하러 마트에 갔더니
코웃음이 나옵니다.
김장철이라
농산물 가격이 올랐을 텐데도
텃밭 작물을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지
농산물 가격은 싸 보입니다.
배추 한 포기 2,000원
큰 무 한 개 2,000원
알타리 한 다발 5,000원
여름 끝자락에 심어놓고
물 주고 가꾸고 키우다 보면
그동안 드린 정성이 무색해집니다.
예전에는 이 가격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남편이 함께 장을 보면서 얘기합니다.
그냥 사 먹는 게 낫겠다고요.
남편은 원래도 텃밭 가꾸는 걸
좋아서 하는 게 아니고
제가 좋아하니까 함께 하는 거라
그렇게 말하는 게 이해가 갑니다.
텃밭 가꾸는 일도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텃밭에 가면
수확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가격을 떠나 초보 농부에게도
이런 풍성함을 주는 자연이 좋습니다.
조금 못생기고 작아도
직접 키워 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다음 주면 영하로 내려간다는 일기예보에
이번 주에 미리 수확을 했습니다.
무청도 삶아서 가지런히 널어놓고 보니
또 한 계절이 지나가는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텃밭에 다녀오면서 주변을 보니
이번 주에 김장하시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가을 텃밭에 풍성하게 자라난 배추들을
수확하느라 다들 바쁜 채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한 곳 두 곳 풍성했던 가을밭이
베고 남은 배춧잎과 무 청 잎들로 어수선합니다.
가을의 풍성함은 넉넉함이 있습니다.
주고받는 정이 느껴집니다.
풍요로운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다음 주
김장시기가 끝나고 나면
금세 추운 겨울을 맞이해야 할 것 같습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올해 나를 위한 성장의 수확은
어떤 결실이 있었나도 뒤돌아 보게 됩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추운 겨울 텃밭은
눈과 추위에 더 단단해지고
봄이 올 때를 기다려 작은 씨앗 하나도
소중히 품고 있겠지요.
봄 텃밭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 씨앗이 겨우내 기다려
따뜻한 봄에 새싹을 틔우듯
저의 성장도 더디더라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 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