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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네랑 May 05. 2024

Way Maker 14-1. 가톨릭 스쿨

나는 교회를 다닙니다. 

2021년 겨울


내겐 너무 Holy 한 그곳. 


2021년 2주의 겨울 방학이 끝나고 바로 22년 1월 첫 주부터 Job 할당을 받았다.


집에서 2~30분의 통학을 해야 했던 윈저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인 우리 집 옆 동네에 있는 학교였다. 10~15분의 통학이 일단 맘에 들었다. 특별한 점이라 하면 학교가 일반 학교가 아닌 *가톨릭학교였다.


그게 문제가 되느냐~~ 묻느냐면....

Nope.  표면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나는 이미 교회라는 곳을 다니고 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나 시기적으로 right timing 이냐고 묻는다면.. 

'이게 무슨 뜻일까?' 하며 의미 부여되는 시기라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그 당시 나의 믿음과 상황적인 변화들 때문이다. 


그 맘 때쯤 나에게 " Are you Christian? Do you believe in God?"라고 묻는다면..

흠... 

나의 대답은 아마도

'나는... 그냥 교회를 다. 니. 던. 사람입니다.'이지. 

'나는 기독교인이다..'라고 말하기엔 스스로 믿음에 대해 자신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저 하나님을 여전히 알아가는 중이고 그 과정이 남들보다 꽤 길게 걸리는 사람정도로 정의할 수 있었다. 


해외에 이민 간 중국 사람들은 모이면 레스토랑을 짓고, 

한국사람들은 교회를 짓고,

일본 사람들은 따로 논다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ㅎㅎ 


물론 옛날보단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이 농담처럼 해외 어느 나라나 가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친교의 목적으로

어떤 사람들은 정보교류의 목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음의 목적으로 교회를 다닐 것이고, 

나처럼 모태신앙과 결혼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 독실한 기독교신자이신 어머님 아버님의 바람대로 결혼과 동시에 영국으로 이주한 이후, 우리도 일링의 한 한인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낯을 가리는 편이고 혼자서도 잘 노는 스타일이라 한국사람이 그리워 교제를 하고 싶거나 특별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처음에는 시부모님이 원하시고 모태신앙과 결혼한 책임감 때문이었고, 애들이 태어난 이후부터는 막연하게 '우리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자라면 좋겠다.' 작은 소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연수 기간 중 생긴 한인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뇌리 박혀 있던 터였기에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서 고민은 되었지만 직장 다닐 때 존경하던 부장님께서 추천하신 교회라 믿고 다녀보기로 했다. 


한국사람이 많이 모이면 뒷얘기도 많이 생길 수 있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다행히도 일링교회에는 입이 무겁고 humble 한 성숙한 어른들이 많은 교회였다. 덕분에 한인교회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는 귀한 경험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한 시간이 넘는 거리에 살았던 것이 되려 도움이 되었던 것도 같다. 가끔은 Too much information이 harm 이 되기도 하니... 


영국의 한인교회 중, 적지 않은 교회들이 여러 세상적인. 신앙적인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40년의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많은 초대 성도들이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회이다. 

나는 이 교회를 , 이 교회를 지키는 어른 성도님들을  '멋있다'라고 표현하고 싶고 진심으로 'RESPECT' 한다. 


그러나 그런 멋진 교회에서 정작 나는, 믿음이라고는 0도 없이 성경의 한줄한줄을 의심하고 분석하며 T성향을 뿜뿜 하면서 8년이란 시간을 고무줄 성도로 다녔다.  둘째가 태어난 이후, 일링까지 왕복 2시간의 거리를 카싯에서 죽을 듯이 자지러지며 우는 둘째 아이 때문에 힘들고 지쳐서 결국  로컬의 한인교회로 임시로 옮기게 되었다. 


부족한 신앙심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서 왜인지 교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로컬의 총 4~5 가정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로 옮기게 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모든 상황들이 나를 이끌어주시는 과정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작은 로컬교회를 다니면서 남편은 기타와 인도로, 나는 드럼으로 찬양팀을 섬기게 되었고, 직무를 맡은 책임감에 나일롱 성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일링교회에서 같은 순에 있던 집사님이 목사님이 되셔서 우리 교회로 오게 되면서 그분께 도움이 되어야겠다 하는 또 한 번의 오지랖과 책임감으로 매주 주일 성소하는 가정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믿음이 갑자기 드라마틱하게 커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래도 뭐랄까.. 

의심도 많고 분석적으로 성경을 접하면서 힘들던 내 마음들이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가랑비에 옷 젖듯, 


여전에 어렵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누는 말씀 내용들이 듣기 힘들고 반박만 하고 싶다기 보단, 교회생활이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고 성경 말씀도 덜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정도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내 믿음의 대한 스스로의 의심을 걷을 수 없었다. 

예전보다는 많이 편해졌다 하지만, 난 여전히 말씀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고 여전히 성경은 읽기 싫은 것이었고, 자꾸 나보고 죄인이라 하니 혼나는 것 같아 이해가 되질 않았다. 


' 교회 다닌 지 10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이런 마음이면 신앙심이란 게 나에게 생기긴 할까? '

' 이렇게 교회를 다니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Full time으로 일하면서 엄마찬스, 학원셔틀 찬스 없이 홀로 양육을 병행하다 보니 육체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졌고, 그런 와중에 주말까지 교회생활로 너무 바빠지니 교회를 출석체크하러 다니나.. 하는 회의와 함께 나의 얕은 믿음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교회 서비스가 오후 2시 시작이고 찬양팀 연습을 위해서 일찍 가다 보니 주일 12시 반~ 6시 까지는 교회에서 생활하였다. 


당시 신경성 편 투동과 청각예민성으로 병원을 다니던 시기라 뭐가 되었든 다 잘하고 싶었던 나의 책임감(이라 쓰고 욕심이라 부르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육아를 하고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의 역량의 한계를 크게 느끼고 있었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무언가는 놓아야 했고, 크게 고민 없이 제일 먼저 놓은 것이 주일 성소였다.   


2022년에 접어들면서 방학 때 위주로만 교회를 다녔고, 바쁜 학기텀에는 가족들은 매주 교회를 갔지만 나만 주일은 'NO Kids'환경에서 쉼을 갖기로 하고 교회를 가지 않았다 (다행히 영국은 방학이 잦고 길어서 정기적인 출석은 가능했다.)


그렇게 피곤하고 힘들어서 교회를 쉬겠다 맘을 먹었던 그때였다. 

그때 정해주신 곳이 가톨릭학교였던 것이다. 


글 초반에 언급했던 '가톨릭 학교'라는 것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진 않지만, 단지 시기적으로 교회를 좀 쉬고자 마음먹었더니 *RE (종교수업) 이 다른 학교 들보다 2배 이상 더 많고, 아침 조회 시간마다 성경말씀을 공부하고 등교, 점심, 하교시간마다 기도를 하는 가톨릭 학교로 나를 보내셨다는 게.... 

뭔가 신기했달까?


결과적으로 이 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신약의 성경 말씀을 10년 교회생활 때보다 더 많이 읽고 접하게 되었고, 기도도 평소보다 본의 아니게(?) 더 규칙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 부여들을 하게 되면서 

'이 학교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일까?' 

'나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으신 걸까? '

궁금해하며...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G군을 만나게 된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나에겐 그곳은 큰 의미가 되었고, 그곳에 나를 보내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Catholic(가톨릭) School :  영국에는 Church of England 나 Cathlic School 이 지역마다 있는편이는 종교전쟁이 많았던 유럽에서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보통 하나남의 가르침을 인성 가르침의 기본으로 삶고 종교적 교리에 대해 일반 학교보다 많다. 기본 커리큘럼은 네셔널 커리큘럼진도에 따르되 영국의 정규 과정에는 RE라는 Religous를 배우는 시간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있는데 가톨릭학교는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총 3~4시간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있다. 보통 영국에서의 가톨릭학교의 이미지는 조금도 정숙해야 하고 strick 한편이고 숙제가 많으며 진도가 빠르다는 이미지가 있다. 

일을 하면서 느낀 바, 학교 안에서의 정숙이나 인성에 관한 교육은 바이블을 기반으로 하기에 그런 면이 있고, 그를 위해서 자율성보다 더 단호하게 훈육을 시키는 면이 있다. 진도가 빠르거나 숙제가 많다 함은... 나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보았을 때 사실이라기보다는, RE시간이나 미사들의 아침 어셈블리.. 즉, 조회시간이 일반학교보다 많다 보니 짧은 시간에 진도를 따라가야 해서 빠른 편이고 그에 따른 보충 수업용의 숙제를 더 내어주는 편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 RE : 영국은 다른 유럽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종교분쟁이 많았던 나라여서 인지 모든 학교가 정규 교과 과정에 필수로 RE라는 Religioud Education ( 종교교육) 시간이 있다. 가톨릭 학교의 경우 신학에 대한 교리 공부가 많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지만,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등의 다른 종교들의 특정한 문화들에 대해서도 배우며 그 다양성과 존중에 초점을 맞추고 가르치고 있다. 

기독교인들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종교로 인해 생기는 문화의 다양성과 차이점들을 어떻게 받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고,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화 교육이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는 편이다. 

그런 환경에서 오히려 내 아이가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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