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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늬 토끼 Jul 11. 2024

갱년기-실마리의 가르침

2023. 재봉틀을 쓰다가

바느질이 될 실인지

뜨개질이 될 실인지

밑실인지 윗실인지 쓰임도 모르고   


       

누구의 손에서

어떤 색으로 어우러질지

갈 곳도 색깔도 모르는 채    


      

때로 엉키기도

그저 뒹굴기도 했던 실타래

나는 그동안 실(絲)로 살았다     


     

이만큼 살다보니

이제야 조금

알겠다



엉킨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치이고

뒹굴며 아팠을 뿐


         

어느 때는

씨실로 또 날실로

하루하루를 짜내왔고

따뜻한 삶을 뜨개질했던 것


          

나는

그냥 실이 아니라

내 삶의 실마리였음을


       

나는 실(絲)로 잘 살았다

실(實)로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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