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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Feb 17. 2024

입이 무거운 사람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입이 무거운 사람은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를 쉽게 퍼뜨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인지 주위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상대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는 한다. 좋은 평판이 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된다. 


그에 반해, 입이 가벼운 사람은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이들은 각종 소문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이들을 빅마우스라고 치부하며 가까이하기를 기피한다. 


누가 들어도 좋은 이야기는 주변에 소문으로 확산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소문의 주인공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와 격려, 긍정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이야기는 더 많이 확산되어 주변인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이 무거운 사람들이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는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험담을 쏟아내는 것을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런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해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항상 이런 식으로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다는 것이다.


“너한테만 말하는 거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말하면 안 돼. off the record야.”


비밀이라고 당부하는 이들은 이후에도 똑같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며 스스로가 비밀이라고 말하는 것을 비밀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참 재미있는 일이다.  


가끔씩 삶이 힘들어 누군가에게 푸념을 털어놓거나 한탄할 수는 있다. 그래서 속이 시원해지고 위로를 받는다면 가슴속에 겹겹이 쌓아두는 것보다 믿을만한 사람에게 표현하고 공감받고 위로받는 것이 정신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을 시시콜콜하게 여기저기 퍼뜨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인생은 즐거운 일과 행복한 순간들을 나누며 살기에도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주변을 살펴보면 입이 무거운 사람이 한두 명씩은 있을 것이다. 이들과의 소통이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많이 나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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