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애, 동기애, 우리는 새벽 친구들

by 아리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우리의 뇌가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은 21일이고,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기까지는 66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무엇이든 66일만 반복하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66일?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분초를 나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66일 동안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한 새로운 무언가를 지속해 나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은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만 가지 이유가 있고, 언제든 그 일을 내려두고 나의 도파민을 자극할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만만치 않은 도전인 것이다.


몇 년간 이어온 새벽 기상은 그간 업앤 다운은 있었지만, 의지가 사그라들 때 즈음엔 어김없이 나를 자극하는 크고 작은 일상의 사건들이 생기며 새벽에 일어나야 할 동기가 되어주었고 하루의 일상으로 굳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새벽 기상이라는 무언가를 해나가기 위한 프레임은 잘 세팅하였으나,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좋은 것들로 채우고 무엇보다 좋은 일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의지가 중요했다.


독서, 영어공부, 글쓰기, 강의 듣기, 필사, 운동 등등은 매일 꾸준히 하고자 하는 하루의 루틴들이다. 새벽 시간 1시간으로 이 모든 걸 완수해 내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계획한 일들을 그날 안에 모두 마무리하기 위해 새벽 시간을 잘 활용해 많은 일들을 해내고 시작하는 하루는 그날의 루틴을 충분히 완수해 낼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하루의 루틴을 해나가기 위해 새벽 기상보다 좋은 수단은 없는 것이다.


새벽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우선순위에 맞게 투두리스트를 적어놓고 해 나갔다. 하지만, 짧은 시간 계획한 모든 일들을 모두 완수해 내는 건 쉽진 않았다. 어떤 날은 책을 읽다 보니 좀 더 읽을까 라는 생각에 '다른 일들은 나중에 해도 되잖아'라며 할 일들을 미뤄버렸고, 어떤 날은 강의 먼저 듣자 하고 새로운 강의들의 컨텐츠를 검색하다 보니 새벽에 하려고 했던 다른 루틴들은 뒤로한 채 자료 검색으로 아침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뒤로 미뤄진 일들은 퇴근 후 마무리 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예기치 않은 숙제들이 떨어지며 야근을 하게 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로 멘탈이 털려 괴로운 상황에서 누군가 맥주 한잔 하자 이야기하면 그 일들은 고스란히 남아 내일의 일이 되곤 했다.


그날 해야 할 일들을 그날 완수해 내기 위한 또 다른 수단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블로그 이웃 지아부님이 필사 모임을 모집하는 걸 보게 되었다.


'그래 이거야!'


나의 의지대로 해내는 게 쉽지 않다면 환경을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꾸준히 필사해 sns에 올리고 있었지만,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필사를 해나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책을 읽다가도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 쏟아져 의지가 불쑥 솟아나지만, 또 어떤 날은 의미 있는 문장 하나를 찾기도 어려운 날도 있었다. 한데,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서로를 의지하며 이런 순간들조차 잘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 '참여할게요' 버튼을 눌렀다.


필사 모임이 시작되고 단톡방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블로그를 통해 아는 분들도 많았지만,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 삐뚤삐뚤 엉망인 글씨로 대충 종이에 적어 내려 간 필사를 실시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게 낯설기도 했지만, '나 오늘도 해냈어요'라며 올린 필사글에 달리는 하트와 공감에는 알 수 없는 묘한 감동이 있었다. 또, '오늘 필사 특히 좋았어요', '이 책 저도 읽고 좋다 생각했었어요', '저도 필사해 봐야겠어요' 등등의 피드는 그야말로 감동 그 차제였다.


어느새 매일 새벽 일어나 첫 번째로 필사하고, 출근길 나의 생각을 담아 단톡방에 공유하고 sns에 올리는 루틴이 자리 잡았다. 간혹 예기치 못한 다른 일정으로 루틴이 깨지게 되며 '오늘은 못 할 것 같다' 생각이 드는 날에도, 누군가가 그 시간을 채우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든 해내게 되며 이것이 함께하는 힘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의 필사글에 슬픔과 힘듦이 묻어있으면 '힘내세요. 잘 될 거예요'라며 피드 하기도 하고, 기쁘고 즐거운 일이 있어 보이는 동기에게는 '즐거운 일 함께 나눠요'라며 말을 걸어보기도 하며 필사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그야말로 으쌰으쌰 서로에게 동기를 주고, 또 정신없이 다른 일들에 밀려서 하지 못했다가도 누군가의 격려에 동기애와 전투애가 솟아오르며 그날 해야 할 일들은 어떻게든 해내게 되었다. 이런 작은 공유들이 동기부여가 되었고, 밀어주고 끌어주며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힘이 되어준 것이다.


삶의 힘든 여정에서도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그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루를 근사하게 채우기 위해 열심히 계획을 세워보지만, 그럼에도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오늘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미루게 되기도 하고, 그다음 날도 또다시 같은 일들이 반복되기도 한다. 그 사이, 수많은 이유들이 또 나를 끌어당기게 되며 '지금 하지 않아도 되잖아'라는 변명들이 마음속에 채워질 때도 많다. 우리의 의지가 얼마나 약한지, 또 얼마나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존재인지 우리는 날마다 깨달으며 살아가지 않나 싶다.


하지만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한다면 우리는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모두 각자 다른 이유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함께하며 서로가 나누는 작은 순간들은 결국 우리를 더 멀리 나아가게 해 주는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제 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내는 일, 습관을 바꾸는 일, 새로운 길을 가는 일은 혼자서보다 누군가와 함께일 때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더 멀리,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함께의 힘이 나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새벽에 일어나 필사, 독서, 영어 공부와 운동, 그리고 글쓰기로 하루를 채워나간다.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또 다른 챌린지들도 함께 해나가고 있다. 걱정은 없다. 혼자가 아니기에, 그 길 위에는 언제나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woman-5987425_1280 (1).jpg Saydung89, pixabay








다음 이야기, "나도 생산자가 되어 볼까?"

기대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