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파이집은 계속된다
내가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아... 그래도 백화점 입점은 어떻게든 했어야지!!'
하는 독자들도 있을 거다.
나도 다른 분의 경험을 글로 읽었다면 그랬을 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그걸 포기하고 다른 걸 얻었다.
내 남편의 건강과 우리 가족의 안정.
그때가 2017년이니까 7년이 지났다.
7년 동안 나는 또 얼마나 파란만장했겠는가.
오빠야는 현재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편안해졌다.
애들도 삐뚤어지지 않고 잘 자라줬다.
나도 꾸준히 이 작은 파이집에서 파이를 굽고 있다.
오늘도 동네 할머니들께 이쁜 애기엄마가 솜씨 좋게 꾸준히 오랫동안 장사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내 성취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랑하려고 글을 쓴 게 아니다.
심리적으로 가장 위태위태했던 시기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 이야기를 쓴 거다.
육아할 때 나는 쪼그라들어서 내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 엄마로만 살아가겠구나' 그게 너무 우울했다.
육아맘, 전업주부들을 얕잡아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육아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다.
나는 살림 잘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그걸 전업으로 해내는 전업주부들도 존경스럽다.
당시엔 심리적으로 바닥을 치다 보니 스스로 무쓸모하게 느껴졌다.
오빠야도 날 무능한 사람 취급하는 것 같았다.
'저 사람은 저렇게 열심히 살아서 좋아하는 일도 하고 잘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
이 생각은 내가 육아할 때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으며, 그들이 나오는 TV를 보며 많이 한 생각이다.
나는 나를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 노력했다.
나같이 아무것도 없던 사람도 몰두해서 새롭게 시작하면 동네 작은 파이집이라도 할 수 있더라는 이야기를 써본 거다.
혹여 나처럼 경력이 단절되고 육아만 하며 내 인생은 이걸로 끝인가 하는 우울감을 느끼는 육아맘들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당신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파이집 성장기는 이걸로 마무리하려 한다.
이야기는 끝내지만 파이집은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굴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