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꿈을 꿀 수 있다!
내가 찾은 나의 꿈
그 무렵 내가 가슴에 품고 있던 게 있었다.
한참 육아하며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읽게 된 책.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김미경 강사님이 젊은 날에 꿈을 갖게 되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쓰신 책이었는데 한참 심리적으로 바닥을 기고 있던 내 마음에 꽂혀 버렸다.
꿈?
이미 학교도 다 졸업하고 회사도 관뒀고 육아만 하고 있는 나도 꿈을 가질 수 있는 건가?
그때부터 나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꿈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지만 종일 살림과 육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밤에 뒤척이며 짜내봤자 내가 품을 수 있는 꿈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베이킹을 하면서 작은 꿈이 생겼다.
어쩌면 제과제빵 일을 할 수 있겠다!
육아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하지만 기능사 자격증은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결국 제과제빵도 기술이니까 자격증보단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한 거였다. 결정적으로 빵집은 새벽부터 근무하거나 밤늦게까지 근무해야 하고 빵공장은 대부분 기숙시설에서 생활해야 했다. 둘 다 내가 애 둘을 케어하면서 할 순 없는 일들이었다.
...그런데 기회는 우연한 곳에서 주어졌다.
어느 날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정기 가을 상담이 잡혔다.
엄마가 케이크를 배우러 다니는 통에 선생님 출근시간에 같이 등원하는 어린이.
먹성이 좋아서 자기 간식 다 먹고 선생님들 간식까지 먹는다는 어린이.
그런 어린이를 내가 맨입으로 맡겨놨네!
아.. 상담 때 쌤한테 뭐 하나 구워가야겠다...(김영란법 없던 시절임)
선물하기 좋은 베이킹 품목을 생각하다가 떠올린 게 뭐였을까?
그래, 호두파이였다.
글의 시작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동네 작은 파이집을 한다.
지금은 제과기능사 품목에 호두파이가 있던데 내가 자격증 따던 그땐 없었다. 호두파이는 내가 배운 품목에 없어서 레시피를 인터넷으로 찾았다. 몇 개월동안 베이킹만 하다 보니 감이 생겨서 내 맘대로 레시피를 조정했다.
레시피보다 몇 배나 되는 호두를 파이지에 가득 채우고, 설탕은 확 줄이고, 계핏가루는 빼버리고, 대신 계란 냄새 안 나게 럼주를 듬뿍....
아? 이거 모두 영업비밀인데!
여하튼 그렇게 호두파이를 구워봤다. 처음 구워본 건데 너무 잘 나왔다. 마치 판매하는 호두파이처럼 잘 구워졌다. 그동안 베이킹 열심히 배워둔 보람이 있었다.
오 뿌듯해! 사진 찍어야지!
난 그 사진을 우리 지역 맘카페 솜씨자랑 게시판에 올렸다.
그것이 내가 그토록 원했던 내 꿈의 시작이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