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설렘, 그리고 작은 균열
꿈을 향한 설렘, 그리고 작은 균열
저는 1년에 1번 킨텍스에서 열리는 기계 박람회를 꼭 갔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된 후 시간이 여의치 않아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죠.
그러던 중 '아이들과 함께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학교에 허락을 받았죠. 내심 기대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흥미가 있을지, 사고가 나는 건 아닌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주말에 그것도 토요일에 박람회를 가서 아이들 참석도 걱정이긴 했습니다. 일단, 아이들에게 물어봤죠.
3주후에 킨텍스에서 기계박람회가 있는데 관람하러 갈까?
아이들은 교실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대부분 좋다고 했죠. 하지만, 이내 제가 토요일에 갈거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아이들의 표정은 실망이 가득가득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수 투표를 했죠.
박람회 보러 같이 갈사람 손!
역시... 아이들은 4~5명을 제외하고 다들 주말에 가족과 약속이 있다느니, 친구와 약속이 있다느니, 여행을 가기로 했다느니... 이래저래 핑계를 댔죠.
이번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과 기회라는 생각에 다시 아이들을 설득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반 강제로 끌려가다시피 했죠.
박람회 관람하는 날이 밝았고, 저는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 미리 약도와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부스를 탐색했습니다. 시간이 다가오고 저는 아이들과 만날 장소로 이동했죠.
'아이들이 올까?', '못온다고 전화오는 건 아닐까?' 기다리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했고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과 달리 아이들 표정은 밝았고, 아이들 모두 참석하는 기적을 보았습니다.
역시! 의리는 있네!
저는 이내 아이들을 이끌고 미리 탐색해 둔 박람회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는 엎드려 자기 일쑤였던 아이들도 박람회장에서는 달랐습니다. 평소 기계에 관심 없다고 말했던 아이들도 신기한 기계들을 보며 눈을 떼지 못하였죠. 기계가 움직이는 작동 원리를 묻고, 기술의 장점을 궁금해 하는 모습은 조금 과장해서 영락없는 '미래의 엔지니어'였습니다.
한 아이는 로봇 팔이 정교하게 부품을 조립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 저도 저런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 했고, 또 다른 아이는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다양한 모형들을 보며
와, 이걸로 제가 디자인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어요?
라고 질문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빛은 어린아이처럼 호기심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죠.
저는 아이들의 질문에 성심껏 답변해주었습니다. 기계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주고, 관련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설명해주었죠.
아이들의 질문은 조금 엉뚱했지만, 그 안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꿈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작은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보며 아이들은 감탄했지만, 동시에 현실과의 간극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한 아이는
선생님, 우리같은 애들이 저런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저런 기술 배우려면 공부 잘 해야 되는거 아니에요?
라고 물었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우리 학교에는 왜 저런 장비가 없어요?
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질문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하나하나 제가 어떻게 답을 줘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들이었죠.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다
저는 아이들에게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부족할지라도, 꾸준히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조금은 진부하지만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박람회를 통해 아이들은 꿈을 꾸는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는 법도 배웠을 것입니다. 또한,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조금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성숙해진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함께 성장하는 스승과 제자
박람회 관람은 아이들에게 정말로 특별한 경험이었겠지만, 저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평소와 다른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을 보며 다시 한번 교사로서의 역할을 되세기게 되었죠.
이를 통해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사명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박람회 관람을 통해 사그라지고 있던 기계설계에 대한 꿈과 열정을 다시 키웠고, 저는 아이들을 통해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최고의 하루가 되었으며,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함께 배우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박람회 이후 아이들은 수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하루 잠깐 봤지만 질문도 많아졌고, 과제 수행 능력도 놀랄만큼 향상되었죠.
이번 결과를 통해 저는 제 선택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조금은 긍정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주었고, 동시에 저에게는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앞으로도 꿈을 잃지 않고, 현실의 벽을 당당히 뛰어넘어 멋진 엔지니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 또한 이런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든든한 안내자,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