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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세대(조너선하이트, 웅진지식하우스)

청소년의 SNS 사용에 대해

by 이작가야

'불안'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유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불안할까. 불안할 수밖에 없을까. 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펼쳐 든 책이다.


저자 조너선 하이트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2024.07.31.




기억에 남는 구절


두 가지 실수는 현실 세계에서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것과 온라인에서 아이를 과소보호하는 것이다. (35쪽)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아동들에게 2010년 초에 스마트 폰을 쥐여준 것은 Z 세대를 화성으로 보내 그곳에서 자라게 한 것과 같다. (75쪽)


우리는 문화적 동물로 진화해서 성장이 느리게, 긴 아동기를 보내게 된다. 사람의 아동기가 늘어난 것은 아이에게 학습할 시간을 많이 주기 위해서였다. (84쪽)


어린 포유류는 놀길 원하고, 놀 필요가 있으며, 놀이를 박탈당하면 사회적, 인지적, 정서적 손상을 입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85쪽)


행복은 외부 사건이 내부의 부정적 감정을 촉발하는 힘을 없애는 법을 배우는 데서 찾아온다. (116쪽)


청소년기는 특별히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가 아니라 더 취약한 시기이다. (*) 청소년의 건강과 안녕 증진의 기회의 창이기도 하다. (149쪽)


대다수 소셜 미디어 회사의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진짜 고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주의는 회사가 추출해서 광고주에게 팔 수 있는 소중한 재료이다. (337쪽)




책 정리





십 대의 SNS 사용 제한은 예전부터 많이 거론되고 있는 주제이다. 나 역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생활 곳곳에서 AI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보며 '나만 너무 틀에 박힌 생각을 하고 있었나', '오히려 학생들로 하여금 도태되게 만드는, 전통적 가치만을 고수하는 교사가 되고 만 걸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변화에 무제한 노출되기에는 피부로 와닿는 부작용이 너무 많았다. 조너선 하이트는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이다. 이런 저명한 학자가 청소년의 SNS 사용에 있어서 제한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까닭이 궁금했다.


저자는 하나의 주제로, 일관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한 편의 논문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실제 자녀를 키울 때 부모로서 주의해야 할 점과 학교,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점까지 깔끔하게 제언하고 있어 읽기 편했다. 다만, 교사로나 학부모로나... 그가 제언한 방안을 곧바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학교에서 더 많은 놀이를 장려하자니 국가 교육과정 시수는 정해져 있는데 놀이 시간을 어디에 짜서 넣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렛그로(let-grow) 프로젝트도 취지는 좋지만 당장 일반 공립학교에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개인 휴대폰을 거둬도 당장 학급별로 태블릿이 있고, 이제는 교과서조차 책이 아닌 디지털 교과서로 바꾸라고 하는데 이미 잘못된 SNS 사용 습관을 가진 학생들을 어디서 어디까지 지도할 수 있을지, 과연 실효성이 있는 지도 방안일까.


하지만 그의 말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위로받기도 했다. 가장 공감이 됐던 부분은, 우리가 아이들을 현실 세계에서는 너무나도 과대 보호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과소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주변 세계와 연결을 맺으며 살아가려면 움직임과 감정을 다른 사람과 조율하고 동기화하며 서브와 리턴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91쪽). 그런데 정작 우리는 정작 현실을 살아가야 할 아이들로부터 현실 감각이 없어지게끔 양육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반성이 됐다. 그리고 아이와의 모든 순간을 특별하거나 교육적인 것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말에 위로를 받았다. 중요한 것은 수업이 아니라 관계라고 한다. 내가 의식적으로 만들어 낸 교훈보다 나의 행동이 훨씬 요할 때가 많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게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




[ 별점 ] 4/5

[ 정리 ] <도둑맞은 집중력>이나 <도파미네이션>보다 훨씬 더 재밌게 읽었다. 물론 <불안세대>를 읽기 전에 이 책들을 읽어서 이해가 수월했던 걸 수도 있지만. 자녀의 SNS 사용 실태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부모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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