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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그레이 Jul 14. 2024

꽃은 진다


꽃은 진다. 내 꽃도 진다.

'질 거라면 왜 피었느냐.'

져버린 꽃 붙잡고 울부짖는다.

지저귀던 새는 내 목소리 삼켜

아름다운 연가로 뱉어낸다.

새는 지쳐 휘리릭 내려와

저문 꽃의 열매를 쪼아 간다.


보답이다, 보답이려나.

슬픔을 노래해 준 보답이 되었길.


늙은 꽃이 죽었대도 슬퍼 말게.

씁쓸한 열매 맺었으니,

세월을 허무라 이름 짓지 마.


꽃이 죽어 열매가 되고,

열매가 죽어 새 되는 것을.

아무것도 정말로 죽는 건 없으니,

슬픔은 창공의 새들에게 맡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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