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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그레이 Jul 18. 2024

웅크린 우산


웅크렸다고 겁내지 말아.

우산 안은 한껏 웅크린 뒤에야 비를 만날 수 있다.


커다랗게 펼쳐진 우산 겉면은

마음껏 비를 맞을 수 있지만

흙을 담을 수 없고, 씨앗이 쉴 자리도 없다.


한껏 웅크린 우산 안에

흙 채우고 씨앗 하나 품고 있다가

비가 오면 꽃이 핀다.


웅크린 채 있어도 크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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