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독 85일차]가장 나쁜 '위로주', 내가 먹고싶어서

김주환 <내면소통>, 김창완 <이제야 보이네>

by 윤서린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을 읽는다.


오늘은 제3장의 마지막 부분 [마음근력 훈련과 알코올]을 읽고 정리한다.

"알코올"이 우리가 하는 마음근력 훈련에 방해되는 요소라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일상생 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전두피질 기능억제제는 바로 "알코올"이다.

술은 특히 전전두피질 기능을 억제한다. 전전두피질은 동물적 본능이나 충동성,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데, 이러한 '억제 기능을 억제(disinhibitcon)' 하는 것이 알코올이다. 술은 전전두피질의 편도체 억제 기능을 억제하게 되어 편도체가 통제되지 않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한마디로 온갖 부정적 감정을 통제되지 않은 채 분출하게 되는 것이다. ". (149면)


우리가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다고 착각하는 것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웃고 떠들면서 마시기 때문이다.


불행한 일을 당한 친구에게 사주는 "위로주"는 오히려 그 친구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이 긍정적 정서를 느끼고 행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안와전두피질을 포함한 전전두피질이다. 그런데 이 전전두피질을 억누르는 것이 술이다. (...) 전전두피질을 가라앉고 편도체는 활성화돼 있을 친구에게 술을 주는 것은 매우 나쁜 선택이다.". (150면)


그렇다면 불행한 일을 당한 친구를 '위로주'가 아닌 어떤 방법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느냐.... 김주환 교수는 따뜻한 꿀물을 한잔 타주고 친구와 함께 환한 햇살 아래서 함께 산책해 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가장 나쁜 '위로주'는 바로 혼자 마시는 술이라고 말한다.

혼자 마시는 위로주가 습관이 되면 알코올중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술은 언제 마실 수 있냐는 질문에 김주환 교수는 '축하주'는 가볍게 마시라고 권한다.

"술이 필요한 때는 언제인가? 전전두피질이 마구 활성화될 때, 즉 너무 행복할 때다. 술은 기분 좋을 때 마시는 것이지 기분 나쁠 때 마시는 것이 아니다. 아주 기쁜 일이 생겨 축하하고 싶을 때 행복한 마음에 너무 들뜨지 말고 기분 좀 가라앉히라는 뜻에서 '축하주'를 한잔 사주는 사람은 좋은 친구다"(150면)


마음근력 훈련을 하는 동안만큼은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만약 마셔야 한다면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마시고 되도록 마음근력 훈련을 하는 2~3개월 동안만이라도 술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도 '위로주' 대신 산책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겠다.

일 끝나고 피곤하다고 집에 돌아와 혼자 맥주 한 잔 하던 습관도 고쳐야 할 것 같다.

여름에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는 게 내 힐링이었는데 그게 사실은 나를 더 가라앉게 만들 수 있다니!



김창완 아저씨 산문집 <이제야 보이네>를 읽는다.


오늘은 무심한 아저씨가 어머니와 짜장면을 먹으며 나누는 일상을 쓴 [짜장면 한 그릇의 순간]을 읽었다.

어머니와 모처럼 짜장면 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탕수육이라도 하나 드시라고 묻는 아들의 말이 무색하게 어머니는 드라마 속 장면을 이야기한다.


"돈 한 푼 못 버는 여편네가 짜장면 시켜 먹는다고 얼마나 구박하던지... 근데 텔레비전에서 짜장면 먹는 거 나오면 어째 그렇게 먹고 싶냐. 그래서들 광고를 그렇게 하는 모양이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홀로 계신 어머니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짜장면을 먹는 장면이 나와도 혼자 드시러 가긴 힘드셨을 터이다.

이왕 아들이랑 중국집에 맘먹고 갔으니 '탕수육'도 드시지...

이럴 땐 김창완 아저씨가 더 적극적으로 '제가 먹고 싶어서 그래요. 탕수육 하나 먹어요'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

아저씨는 그냥 짬뽕 하나, 짜장 하나를 시킨다.


단무지를 베어 물 때 어머니 틀니에서 찌걱찌걱 소리가 나는 걸 듣는 아저씨.

어린애처럼 입 주위 짜장면 얼룩을 묻힌 어머니에게 티슈 하나를 빼서 건네는 아저씨.

요즘도 술 먹고 다니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아뇨"하며 비스듬히 대답을 흐리는 아저씨.


어머니는 아들과 더 대화하고 싶어서 다 먹은 짜장 그릇을 앞에 두고 양파를 젓가락질하며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무심한 아들은 "다 드셨으면 일어나세요" 한다.


그래놓고는 어머니와 이렇게 짜장면을 마주 보고 앉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인생에 몇 번이나 남았을지 속으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냥 표현하지... 아저씨도 참...

우리는 왜 부모님 앞에서는 늘 무심한 아들, 딸이 되는 걸까?

속으로 생각하는 짠한 마음을 왜 겉으로 표현 못하는 걸까?


시골에 혼자 계신 엄마는 고깃집을 혼자 못 가시겠다면서 갈비가 먹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하셨다.

저번달에 만났을 때 밖에서 외식할 시간이 없어서 집에서 간단히 족발을 시켜 먹었던 게 마음에 걸린다.

다음번에 엄마가 병원 진료차 서울에 오시면 그때는 "엄마, 나 갈비 먹고 싶어. 같이 가자"라고 말해야겠다.

딸이 먹고 싶다는데 따라나서지 않을 엄마가 아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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