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10분, 사유]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
어느 날 휴대폰 글씨가 번져서 보이지 않았다.
"사람" 인지 "사랑"인지 나는 읽을 수 없었다.
그건 눈으로만 읽는 단어가 아닐 텐데.
나는 마음에도 '난시'가 있는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늘 뿌옇게 보았다.
제대로 보려고 미간을 찌푸려도 잘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내 감정은 너무 나이 들어 "마음의 노안"이 온 것일까.
때론 "사람"인 것 같기도, 때론 "사랑"인 것 같기도 한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나는 의심한다.
내가 쓴 받침이 "이응"인지 "미음"인지
분명 달을 찍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화면 속 동그란 불빛 중 어느 쪽이 진짜 달인 지 구분되지 않았다.
머리 위에 걸쳐 두었던 돋보기를 코 끝에 걸쳤다.
이제야 제대로 보였다.
왼쪽이 달이고 오른쪽이 가로등 불빛이었다.
어두운 밤길을 걸으며 어긋난 마음과 대화를 곱씹었다.
나는 깜빡하고 "마음의 돋보기"를 집에 두고 나온 걸 눈치챘다.
그래서인지 세상도 마음도 다 뿌옇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