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기 174일 차] 최재천 <희망수업>
4시 50분에 기상해서 어제 읽던 최재천 교수의 책을 이어 가볍게 읽고 새벽 산책을 나왔다.
지금은 해돋이와 어씽(맨발로 물속 걷기)을 끝내고 동네 카페에 앉아 새벽독서글을 쓴다.
1년 만에 다시 어씽을 하니 묘한 행복감에 기분이 좋아진다.
발바닥의 욱신거림과 열기도 좋고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최재천 교수는 통섭에 관해 이야기한다.
여러 분야를 함께 공부하고 그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인재, 그런 사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관심 있는 것, 관심 없는 것, 그런 구분을 딱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은 학교에 이과 문과 구분이 없어지고 모든 학생이 과학과 사회를 배워야 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최재천 교수는 이것을 ‘인권‘의 문제로 봤다.
문과 학생은 과학을, 이과 학생은 사회를 배울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표현한다.
한 개인의 인생으로 봐도
두루두루 여러 일을 다 해낼 수 있는
그런 인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년과 노년도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주저하게 되는 일들이 많다.
익숙한 게 좋고 편하다.
새로운 것은 도전하기 힘들고 복잡한 건 하고 싶지 않다.
방금도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서 무인카페 자판기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그 흔한 휴대폰 결제를 해보지 않은 탓에 난감했다.
결제 방법을 검색하고 새로운 어플을 깔고 인증을 하고 겨우 10분 만에 자몽에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시대는 더 발전하고 변할 텐데 나는 아직 아날로그가 편하다.
하지만 그 편하다는 것은 안주한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고인다.
고이면 썩는다.
최재천 교수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 있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한 학생이 어떻게 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을 한 것이다.
마침 교수는 강의에 앞서 한쪽에 치워져 있던 피아노를 중앙에 옮겨 멋진 연주를 마친 참이었다.
“저는 정말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실력이 안 돼서 할 수 없이 화학을 했어요.”
그리고 학생에게 답변을 한다.
“화학 공부만 하면 내 연구실의 조교가 될 거다. 그렇지만 나처럼 피아노도 좀 치고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우리가 생각하기에 노벨화학상을 받을 정도면 연구실에서 연구만 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교수는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고 자신을 표현하고 깊은 사고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음에 안심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딴짓하며 이렇게 살아야지
“이제 학문을 넘나들면서 진리의 궤적을 따라다닐 수 있는 진정한 학문의 세계가 열려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반드시 그렇게 변해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좁은 시야로 세상을 보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넓은 시야로 사물을 관찰하고 세상을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77면)
최재천 교수의 <희망수업>을 읽으면서 내 관심의 폭을 확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이제는 내가 잘 모르는 분야, 관심 없던 분야에 좀 더 다정한 눈길을 줘야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이듯.
알면 그만큼 더 사랑하게 되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도 맞는 것 같다.
오늘은 무엇으로 내 시야를 틔여볼까?
오늘은 무엇으로 내 감성을 표현할까?
오늘은 무엇으로 내 지성을 채워볼까?
세상에는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이 많아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침 4시간을 독서, 산책, 어씽, 독서노트, 만남으로 알차게 보냈다.
지나가는 일요일을 아쉬워하기에 아직 나에게 취침 전 12시간이 남았다.
나는 내 삶을 두루두루 누릴 권리 앞에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