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쓸 수 있다

<읽고 쓰기 178일 차> 최재천 <희망수업>

by 윤서린

최재천 <희망수업>

[정확하게, 군더더기 없이, 우아하게]


최재천 교수는 '테크니컬 라이팅'이라는 수업을 듣는다.

그 수업은 외국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논문 쓰는 걸 가르쳐주는 수업이다.

이때 지도 교수는 그에게 따로 글쓰기 수업을 하자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그가 과학 논문에서 "시"를 쓰려고 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는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글이 써지지 않자 고민한다.

지도 교수는 그에게 "지금 말한 대로 써봐"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게 글이야.


지도 교수는 한 번도 어떻게 쓰라는 작법을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그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에 용기를 주었다.


나중에 지도 교수는 최재천을 이렇게 표현한다.


이놈은 글을 정확하게 쓴다.
군더더기 없이 쓸 말만 쓴다.
근데 우아하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너무 좋았다는 최재천 교수, 하지만 그 후 글을 쓸 때 이 말이 "굴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한다.


자신이 전하려는 바를 정확하게,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그렇지만 우아하게 쓴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경지에 올라야 가능한 일일까?

매번 주저리주저리 문장이 늘어지는 나는 다시 한번 이 말을 새겨본다. "군더더기 없이" "쓸 말만 쓴다"

이왕이면 "우아하게"도 되고 싶지만, 사실 내가 소설로 쓰려는 이야기는 그것과는 상충되기에 이 덕목은 슬며시 넣어둔다.


최채천 교수가 '글쓰기 비법'이라고 말하는 게 있다.

바로 시간에 쫓기지 말고 '미리 쓰기'

일단 다 써 놓고 '소리 내서 읽어보기'

어색한 부분이 없도록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기'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글을 치열하게 쓰는 사람

글재주가 없다는 말은 변명이라고 한다.


미리 쓰고 다듬으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 "저는 글재주가 없어서요." 그런 변명입니다. 미리 쓰고 다듬으면 누구나 잘 쓸 수 있습니다. 시간관리를 하면 됩니다. 일주일 전에 쓰시고 100번만 고쳐보십시오. 그럼 읽을 만할 겁니다."


소설 쓰기가 겁난다고 그만 징징거릴 때도 되었다.

왜냐하면 10여 년 전 한 두 편 쓰다 덮어둔 게 다니까 당연히 첫 글은 어설프고 못쓸 것이다.

제대로 완결된 한 편의 단편소설을 써본 적이 없으니까.

자신이 없으니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망설이는 것이다.

지레 못할 것 같아 발을 빼려는 것이다.

한 번도 치열하게 써보지 않았으면서 나는 생각으로만 소설을 쓰는 꿈 꿨다.

참 바보 같은 생각이다.


일단 써봐


최재천 교수를 지도했던 교수님이 이 말이 나한테 와서 닿는다.

또한 최재천 교수가 학생들에게 한다는 이 말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남이 가라는 길로 가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라.
그러다가 자기만의 길이 보이면 달려가라


자, "소설"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겁내지 말고 일단 달려보자. 일단 뭐라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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