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일기
문득, 눈은 왜 소리 없이 내리는 걸까 궁금해졌다.
그건 아마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깜짝 선물이라서 그러는 게 아닐까. 아니면 더 이상 사람들이 눈이 와도 즐거움보다는 귀찮음을 더 먼저 떠올려서? 어쩌면 진짜 이 이유 때문에어느 순간부터 그냥 몰래 내리기로 결심한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주 먼 옛날 옛날에는 눈이 내릴 때 맑은 종소리가 났을 수도 있다. 인간들은 전혀 모르는 아주 아주 오래전 지구가 처음 생겨 첫겨울을 맞았을 때. 그때는 눈도 비처럼 어떤 목소리가 있었을 것 같다.
따뜻한 우유처럼 부드러운, 설탕처럼 달콤한, 솜이불처럼 포근한 그런 목소리.
쌓여가는 눈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너를 좋아해”라고 하트를 그려 고백한다.
세상에 없었을, 그러나 잃어버린 것만 같은 눈의 어떤 목소리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