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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 아직 한 번도 날아본 적은 없지만

[노랫말 쓰기 + 노래] 공원에서 날개 다친 새를 보고 쓴 노래가사

by 윤서린

* 작사 이야기


10월,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도서관을 가다가 공원의 작은 새를 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했는지 머리 깃털과 날개가 뜯겨 있었죠.

안쓰러운 마음에 바라보고 있는데 새가 열심히 모이를 찾다가 성치 않은 날개를 몇 번 퍼덕이더니 휘리릭 날아올랐습니다. 깜짝 놀라서 지켜봤는데 새는 얼마 날지 못하고 나뭇가지에 내려앉았어요. 역시 다친 날개로 긴 비행을 하기에는 무리였어요. '아... 새가 날지 못한다니... 저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런데 이런 제 걱정이 무색하게 새는 또다시 날갯짓을 힘껏 해서 옆의 나뭇가지로 날아갔습니다.


저는 그때 알았어요. 새는 날개가 다쳐도 자신을 믿고 날개를 펼친다는 것을요. 비록 예전처럼 멀리 날지 못해도 자신이 '새'라는 걸 잊지 않는다는 걸요.


저는 어려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가 부러웠어요.

제 이름의 한자 뜻에 '제비'가 들어있는데 그래서인지 새를 보면 함께 날아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오늘 노래는 그런 저의 마음을 담아 만들어본 노래인데 만들어 놓고도 꽤 시간이 흘러 공개하게 되네요.

마침 오늘 연재하는 [마음으로 쓰는 이야기]에 <새가 되고픈 아이> 이야기를 쓰면서 이 노래가 떠올라 소환해 봅니다.


[나는 새]라는 제목은 두 가지 의미입니다.

'나는'이라는 단어 속에 '나''날다'의 뜻이 있어서,

'나는' 날개를 펼쳐 '나는' 새다,라는 의미로 쓰였고 노랫말에는 '나는 나는 새'라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서 그 의미를 담았습니다. 가사 중에 '싶은데 말이야'는 리듬상 '싶은데 말야'로 쓰였습니다.





[나는 새]


_ 작사 SMY


(Intro)

산책 길에서 만난 작고 작은 너

깃털이 망가진 채 걷고 있네

나는 너에게서 나를 봤어


(Verse 1)

너에게 내 날개를 줄게

아직 한 번도 날아본 적은 없지만

내 가슴속엔 숨겨둔 날개가 있거든


(Chorus 1)

나는 나는 나는 새

날개 펼치고픈 작은 새

나는 나는 나는 새

너와 나는 높이 나는 새

I’m a bird— flyin’ bird


(Verse 2)

아주 어릴 적 침대 위에서 첫 날개를 펼쳤어

두 팔을 활짝 펴고 힘껏 날갯짓을 했지


(Pre-Chorus)

어른들은 왜 날지 말라고 할까

나는 늘 날고 싶은데 말야

나는 저 멀리 저 끝까지 가보고 싶은데 말야


(Chorus 2)

나는 나는 나는 새

날개 펼치고픈 작은 새

나는 나는 나는 새

너와 나는 높이 나는 새

I’m a bird— flyin’ bird


(Bridge)

우리 이제 그만 절름거리고

망가진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는 거야


(Final Chorus)

나는 나는 나는 새

하늘 높이 나는 새

나와 너는 나는 새

멀리멀리 여행하는 작은 새

두려워도 날개 펼치는

너와 나는 나는 새

I’m a bird— flyin’ bird


작사 : 2025년 10월 22일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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