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은 뉴욕 맨해튼 서남부 하이라인(High Line) 파크 남단에 위치한 기둥이 없는 가장 큰 갤러리로 뉴욕 여행 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하이라인파크는 화물열차가 다니던 고가철도를 도시 정원으로 재창조한 길이 1마일(1.6 km)의 선형공원이다. 빌딩 사이 자연과 어우러진 하이라인 산책로에서 대형 실내 마켓인 첼시마켓을 지나 남단의 계단을 내려오면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휘트니 미술관이 바로 보인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해 2015년 이곳으로 옮겨 재개관한 휘트니 미술관은 각층 서편에 이어진 외부의 계단에 오르면 허드슨강과 하이라인 파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구글 건물 등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각 층의 전시장에서도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서 맨해튼 전경을 즐기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1931년, 거트루드 반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가 설립한 휘트니 미술관은 20세기와 현대의 미국 예술작품들을 전시한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8층 건물이라 꼭대기에서 시작하여 상설전시, 특별 전시 외에 상부층 동쪽 테라스의 야외 조각 전시를 보며 차례로 관람하며 내려가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현재 휘트니 미술관이 위치한 맨해튼 미트패킹 지구의 맨해튼(Manhattan)이라는 이름은 ‘많은 언덕의 섬(island of many hills)’을 의미하며 원주민이던 레나페족(Lenape)의 단어 ‘Mannahatta’에서 유래했다.
미트패킹 지구(meat packing district)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은 1970년대까지 육류 포장업이 대표적이었다. 화물을 운송하는 많은 트럭들이 밤에 고가도로 아래에 주차되어 있었고, 은밀하게 이곳은 퀴어(queer, 성소수자) 성행위와 활동의 핫스폿이 되었다. 동시에, 게이 나이트클럽과 그 밖의 여가 시설이 이 지역에서 생겨나기 시작해 도시 역사 곳곳에 퀴어 삶이 존재한다.
휘트니 미술관의 퀴어 역사 투어(Queer History Walk)) 에서는 이 지역의 역사적인 퀴어 장소들을 소개한다. 몇 블록 떨어진 멀지 않은 곳에는 퀴어 예술가와 작가들이 모여 강연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L.G.B.T. Center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및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센터)도 있다. 키스 헤링(Keith Haring)의 벽화 및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이 지역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2024 휘트니 비엔날레( (Whitney Biennial 2024: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가 8월 11일까지 열린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갔다. 1932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휘트니 비엔날레는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81회째를 맞는 올해 전시회의 부제인 ’ 진짜보다 더 나은(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은 무엇이 진짜인지 이해하기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인공지능(AI)의 부상부터, 사회적 및 신체적 통일성을 강요하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진짜'에 대한 일종의 다방면의 반박이다. 퀴어들의 아이러니한 항변일 수도 있다.
미국 미술보다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격동의 시기에 있는 현재의 취약한 미국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키얀 윌리엄스(Kiyan Williams) 의 야외 조각 작품 <Ruins of Empire II or The Earth Swallows the Master’s House> 에서는 흙으로 구성된 백악관 북쪽 정면이 한쪽으로 기울어 가라앉으며 정치적 기반의 취약성을 나타낸다. 정면에는 유명한 트랜스젠더 활동가 마샤 P. 존슨의 조각상이 백악관의 몰락을 목격하는 증인으로 서 있다.
참여 아티스트 중 한 명인 리지아 루이스(Ligia Lewis)가 ‘불협화음의 합창(dissonant chorus)’이라고 묘사했듯이, 흑인, L.G.B.T.Q.(성소수자), 원주민, 장애인 등 소외되고 간과된 69명의 아티스트와 두 콜렉티브(collective, 단체)의 다양한 그룹이 목소리를 증폭시킨다. 비교적 젊은 예술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중 20명의 아티스트와 여러 영화 제작자들은 미국 외부에서 거주하거나 작업하고 있다.
소외된 인종이나 젠더(성별) 능력자들이 비인간적이고 진짜보다 덜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기에, 이 전시회에서는 이에 맞서 싸우는 예술가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어떻게 품고 처리하는지 그들의 창의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뛰어난 영화, 비디오 설치작품이 눈길을 끈다. 사망한 에드워드 오웬스(Edward Owens) 의 작품은 현대 흑인 퀴어 영화 작가들의 작품과 깊이 공명하고 있다.
2024 휘트니 비엔날레는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격동의 시기에 있는 현재의 성 정체성과 자연 및 인공 세계의 분열된 시대에도 대처와 치유의 전략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함께 모이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유머, 추상화, 우주론적 사고방식의 표현 등을 통해 보여준다.
관람객으로서 불협화음의 합창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듣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포함해서요.
-휘트니 비엔날레 큐레이터 Chrissie Iles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밤 10 시까지나 매월 두 번째 일요일에 방문하면 무료이기 때문에, 온라인 예약시 30$ 의 입장료를 절약할 수 있다,
약 2분의 짧은 영상으로 휘트니 미술관과 비엔날레 전시를 엮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