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음들이 모여 기적을 만들 수 있다
집단 따돌림은 마음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무서운 폭력이다. 한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누군가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브런치의 딸그림 아빠글 작가는 딸이 마음의 아픔(정신분열증)을 갖게 된 학창 시절을 브런치북에 글로 옮겼다. 학교폭력에 대한 잔인한 결과를 알리고 싶어서이다.
딸그림 아빠글 작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에 산지는 올해로 37년째이다. 26년 차의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며, 딸은 22살이 되었다. 그런데, 중학교 8학년 1학기까지는 전혀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하던 딸이 어느 순간부터 공부를 잘하게 되고 선생님들의 칭찬과 다른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
가깝게 지내던 몽골에서 온 친구는 딸을 험담하기 시작했고, 없었던 일까지 만들어 모든 친구들이 딸의 곁을 떠나가게 하고 외톨이가 되게 했다.
그럼에도, 딸은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대학교가 MIT공대였기에 유독 수학과 과학 과목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 9학년에 진학한 후, 좋아하는 컴퓨터에 관련된 학교 클럽에도 가입해서 활동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데, 되돌릴 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은 2016년의 9학년 2학기 어느 날, 딸이 여전히 계속되는 집단 따돌림에 힘들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Counselor(교무주임)가 권유해 준 홈 스쿨링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다시 모교로 돌아가서 10학년의 두 학기를 2017년에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때만 해도 딸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서 언젠가는 전처럼 열심히 공부하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간절했던 마음은 어느 날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학교에서 횡설수설하는 딸의 아픔을 감지한 상담선생님은 병원 응급실로 딸을 보내야 한다고 급하게 연락이 왔다. 응급실에서 만난 딸은 무척 수척해 보였고 힘이 없어 보였지만, 수줍어서 평상시에 하지도 않는 말을 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그때까지만 해도 응급실에서 간단하게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갈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딸을 병원(Mental Hospital)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힘들 때 더 힘든 일이 온다고, 병원에 입원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병원 응급실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다.
아빠! 숨을 쉬기가 너무 힘들어요.
갑갑한 응급실에서 오래 머물러서인지 딸은 이때부터 코가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증상은 그 후로도 계속되어 지금까지 힘들다. 이때를 시작으로 총 두 번의 응급실과 세 번의 병원(Mental Hospital) 입원이 2018년에 이어졌다. 살고 싶다고 말하는 딸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 자발적으로 함께 병원에 가기도 했다.
아빠! 나 살려주세요!
아빠! 나 병원에 데려가주세요!
딸의 갑작스러운 응급실행과 병원입원으로 다시 한번 한 학기를 잃어버렸다. 딸이 학교로 등교하기를 거부하니 다행히 온라인 수업을 권해주었다. 2018년 9월부터 딸이 온라인 특수학교(Calson Home On-line Academy, CHOA)에서 수업을 계속해서 받게 되었는데,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 전혀 말을 안 하던 딸은 다행히 채팅창에 키보드로 타이핑을 치면서 선생님과 대화할 수 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부딪치면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너에게 필요한 것들을 배워가보자.
아빠가 돕고 응원할 거야.
딸이 갖고 있는 아픔이 ‘집중이 잘 안 되는 것‘이라 힘든 걸음이었지만, 고등학교 졸업에 필요한 모든 학점을 온라인 특수학교에서 이수하게 되었다. 딸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학업을 잘 끝낼 수 있어서 너무 대견스럽고 감사했다. 그런데, 딸의 코막힘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딸이 숨이라도 마음껏 편히 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딸은 어려서부터 아픈 증상을 갖기 전까지는 화를 낸 적도 없었고 부모한테 대든 적도 없었다. 그랬던 딸이 가끔씩 화를 내기도 하고 스스로 뺨을 때리기도 하고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환청이 들린다고 했다. 그렇게 행동하라고 누군가가 시킨다고 했다. 딸이 겪고 있는 아픔의 증상이 이렇게 무섭게 딸을 괴롭혔다.
굿모닝! 사랑하는 딸!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미국은 다행히도 2년제 College에서 편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면 자신이 관심 있는 좋은 대학으로 편입이 가능했다. 간절한 설득이 효과가 있었는지 딸이 LACC(Los Angeles Community College)에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해서 Calpoly대학으로 편입하고 싶어 했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힘든 걸음이겠지만 그래도 다시 꿈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던 2020년 3월에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떠나가셨다. 딸이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영어와 한국어로 자신이 적은 글을 낭독했다.
천국에서 멋진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그동안 전혀 말을 하지 않던 딸이 입을 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장례식 이후에, 딸은 공부에도 집중을 잘하지 못했고 많이 우울해 보이는 듯했다. 이때부터 딸은 상담을 APCTC(아시아 태평양 정신 건강상담소)에서 받게 되었다.
딸! 사랑한다!
사랑하는 아빠 마음은 똑같은데,
힘들어하는 순간마다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아빠를 힘들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아.
딸은 특별히 중학교 때부터 게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유난히 수학을 잘해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는 거침없이 도전하곤 했다. 하지만 아픔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잘하던 수학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었고 공식을 외울 수도 없었고 문제를 풀 수도 없었다. 딸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하여 컴퓨터 관련 공부를 꼭 하고 싶어 했다.
마침내 2020년 6월에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딸은 자신보다 1년 늦게 학교에 들어온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하게 된 것이다. 딸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가을학기부터 LACC(Los Angelels Community College)에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딸의 아픈 증상이 심해져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과목을 포기하고 말았다.
아빠! 내가 정신분열증이 다 나으면
다시 공부할 수 있을까?
평범하게 살지 못했던 아픈 추억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에 장애물이 아니기를 바란다.
오히려 어떤 힘든 일에 부딪쳐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빠와 딸이 얼마 전, 기적을 만들어냈다!
기적이란 표현이 맞습니다.
두 달 만에 게임을 만들고 믿기지 않은 마음으로 확인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특별히 중학교 때부터 게임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딸이, 살려고 하는 딸의 몸부림이, 마침내 게임을 만들어냈다. 게임을 론칭하면 링크나 QR코드를 올려준다던 작가가 드디어 소식을 전했다.
완성된 게임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게임에 라이크를 눌러준다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딸에게 값으로 따질 수도 없는 큰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큰 기업이나 실력 있는 팀이 만들어낸 게임에는 견줄 수도 없다. 하지만, 중학교 때 이후로 학교폭력에 시달려 힘들게 살아온 딸이 아픈 상처를 딛고 스스로 만들어낸 게임이다.
브런치는 글쓰기 플랫폼이라, 아래 나의 블로그에 게임에 라이크로 응원하는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적어 보았다. 라이크는 어렵지 않다. 단,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렵다면, 플레이나 즐겨찾기로 웅원해 주어도 좋울 것이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아빠와 딸의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작은 마음을 모을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