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준비하면서 궁금했던 점과 유용한 팁
크루즈 여행을 준비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유럽 배낭여행이나 우리나라 호캉스 등과 비교해서 최신 후기 및 정보가 한정적이라고 느꼈다. 크루즈 여행을 계획 중이시거나 언젠가는 꼭 가야지 하고 버킷 리스트에 남겨두신 분들을 위해 크루즈 여행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점, 실제 경험하며 느낀 부분, 예상과 비슷했던 점 vs 달랐던 점, 크루즈를 더욱 재미있고 실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정리해 보았다.
멀미 난다 vs 안 난다
1. 비상약 편
응급 상황을 대비해 각 크루즈에는 의료진(의사, 간호사)이 대기하고 있고 멀미약, 진통제 등과 같은 간단한 비상약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라는 낯선 환경과 언어 장벽, 나라별로 차이 있는 약 성분을 고려했을 때, 멀미약을 포함해 평소 한국에서 먹던 비상약을 꼭 챙겨갈 것을 권한다.
나는 평소에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멀미를 하는 편이고, 엄마와 함께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멀미에 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았다. 블로그에는 '크루즈 움직임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 '멀미는커녕 뛰어다녔다' 등 멀미를 하지 않았다는 낙관적인 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주변 지인들의 경험담을 종합해 봤을 때 크루즈 여행에서 멀미를 좌우하는 첫 번째 요인은 해당 시기와 여행지에서의 내 몸 컨디션이다. 컨디션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고, 크루즈에서 지내는 동안 배의 움직임이 느껴지는지 여부도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멀미약을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
다음은 크루즈 여행 추천 비상약 품목이다.
까스 활명수 (10ml/포 타입): 우리가 평소 많이 보던 병에 든 것 외에 휴대가 간편한 포 타입이 있는데, 여행을 다니거나 타국에서 체했을 때 매우 유용하다.
멀미약: 부피를 덜 차지하는 알약과 포 타입을 추천한다. 개인적인 경험 상, 여러 약품들 중에서도 특히 멀미약은 국산이 한국인에게 잘 받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진통제: 두통, 몸살 대비
대일 밴드: 유럽 여행 시 많이 걷거나 안 신던 신발을 신어서 갑자기 발에 물집이 잡히거나 까지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약국이 눈에 잘 안 들어오기 마련이다. 파우치에 몇 개만 넣어두자.
파스: 우리나라 파스만큼 냄새 덜나고, 종류 다양하고, 잘 떼지는 게 없다고 자부한다.
그 외, 평소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는 필수약
2. 지중해 크루즈 투어(혹은 유럽 여행) 추천 시기
크루즈에서 멀미를 결정하는 두 번째 주요 요인은 여행하는 시기의 날씨다. 특히 바람이 세거나 태풍영향이 있을 때에는 초대형 크루즈일지라도 심하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바람의 영향을 덜 타는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지중해 크루즈 여행/유럽 여행 날씨와 최적의 시기는 언제일까?
날씨가 가장 좋은 때는 바로 9월이다. 휴가 성수기(6월-8월) 인파와 무더위가 한 차례 지나간 후 쌀쌀해지기 직전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내가 크루즈 여행을 했던 시기는 마침 9월 중순이었는데(당시에 알고 잡은 것은 아니었다), 기항지 투어를 다닐 때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만족스러웠고 배 안에서도 큰 움직임을 느끼거나 무서웠던 적은 없었다.
한편, 11월-12월 사이는 바람이 매우 세기 때문에 선내에서 흔들림에 대한 공포가 있다면 다른 시기를 추천한다.
유럽에서 일 년 중 해가 가장 길게 떠 있는 기간은 언제일까? 신기하게도 7월이나 8월보다 오히려 6월에 해가 가장 늦게 진다. 밤 9-10시까지도 환해서 백야인가 싶을 만큼이다. 실제로 현지인들이 일 년 중 가장 들떠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늦은 시간까지 알차게 놀면서 흥을 만끽하고 싶다면 6월 유럽여행을 추천한다.
평소 더위를 아주 많이 타거나 직사광선을 반기는 편이 아니라면 6-8월 사이는 피할 것을 권한다.
3. 크루즈에서 멀미를 피하는 방 타입
엄마와 내가 묵은 선내 안쪽에 위치한 내측 객실(인사이드 타입)은 가성비가 좋은 방이다. 크루즈 객실 중에서도 비용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문이 없다 보니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실제로 엄마가 약간의 어지러움증을 겪기도 했기 때문에 나는 객실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멀미가 우려되거나 여건이 허락된다면 창문이 있거나 테라스 객실 타입을 선택해 멀미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창문으로 밖이 보이거나 테라스로 공기가 통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크루즈 객실 예약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순(스위트 > 테라스 > 내측 인사이드)으로 마감되기 때문에, 만약 테라스 객실을 희망한다면 출발일자로부터 여유롭게 예약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크루즈 사에서 주관하는 기항지 투어, 꼭 추가해야 할까? 기준 정해 드립니다.
크루즈 여행 예약 옵션에는 나라별 기항지에 내려서 인솔자와 함께 패키지 형식으로 도시를 관광하는 '기항지 관광'이 있다. 나의 경우, 기항 도시들 모두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해당 옵션을 추가하지 않고도 도보 혹은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곳인지, 크루즈 터미널 근처에 구경할만한 곳이 있는지 등을 가늠하기가 어려웠고 기항지 투어는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옵션이었기에 여러모로 고민이 됐었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나의 경험을 토대로 아래와 같이 기준을 정해보았다.
1. 기항지 투어 옵션 추가를 추천합니다.
가이드할 인원(자녀 등) 없이 부모님만 가시는 경우: 기항지는 리보르노(피사, 피렌체) 및 바르셀로나 추천
다시 유럽 갈 시간적인 여유가 없거나, 이 기회에 대표 관광지를 최대한 많이 도장 깨기하고 싶을 때
2. 기항지 관광보다는 개인적으로 다닐 것을 권합니다.
유럽 여행 경험이 있거나 인솔이 가능한 일행이 최소 1인 있을 경우
'9박 10일 동안 유럽 5개국 가기' 보다는 '1개국 현지인처럼 보내는 여행'을 선호하는 유형
유명한 곳에 가지 않더라도 작은 동네 구경을 좋아하거나 한 곳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면
기항지 관광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도보로 여행하기 좋은 크루즈 기항지 도시
초근접
나폴리: 크루즈 터미널에서부터 시내 중심지까지 도보만으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 (1-2킬로 내외)
리보르노: 피사의 사탑 혹은 피렌체에 가지 않더라도, 작은 항구 마을을 구경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크루즈 터미널부터 시내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 소요시간은 약 5분 이내다.
팔마: 크루즈 터미널 바로 근처에 큰 쇼핑몰이 있다. 멀리 나가지는 않되 배 밖으로 나가보고 싶다면 근처 쇼핑몰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근접
바르셀로나: 시내 진입 거리까지는 2-3킬로 거리다. 대중교통 혹은 우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평소 걷는 것에 자신이 있다면 크루즈 터미널에서 메인 거리까지 충분히 걸어갈 수 있다.
칸: 해변가를 따라 펼쳐진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칸 전체를 도보로 걷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크루즈에서 내려 쁘띠 트레인 탑승지까지는 충분히 걸을 수 있기 때문에 도보 여행 + 쁘띠트레인 코스를 추천한다.
크루즈는 노후 여행이다?
'크루즈 투어' 하면 연상되는 키워드로는 보통 '노후 상품' '초호화 럭셔리' 등이 있다. 하지만 크루즈를 이용해 보니 이토록 전 연령층에게 적합한 여행이 있을까 싶을 만큼 남녀노소에 구애받지 않는 여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크루즈 종류는 1성급-5성급 호텔과 같은 개념으로 초호화(타이타닉)부터 캐주얼 선사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금액대를 비교해 본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참고로 우리가 이용한 NCL(노르웨지안) 크루즈는 캐주얼 선사다.
그렇다면 지중해 크루즈에는 주로 누가 타 있나
아무래도 유럽 노선이다 보니 서양인이 80-90프로를 차지했다. 연령대로는 노후를 즐기는 부부들이 눈에 띄었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할머니/할아버지/엄마/아빠를 모시고 온 자녀들도 보였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일행이 있다면 대체로 나라를 넘나드는 여행을 계획하기 힘들 텐데, 크루즈를 타면 쉽게 이동이 가능하고 충분히 도시마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더욱 좋아 보였다.
한 가지 예상외였던 점은 어린아이(아기 혹은 유아)를 동반한 가족 단위가 많았다. 이들은 크루즈에 남아서 야외 풀을 주로 이용하며 아이들과 함께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 아이들이 수영하는 것을 보며 어른들은 썬베드에서 쉴 수 있고, 객실로 이동해 아이들 낮잠을 재울 수도 있으며 원하는 시간 아무 곳에 들어가서 온 가족 식사를 해결할 수 도 있으니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크루즈 투어는 좋은 선택지인 듯싶다.
그리고 젊은 커플부터 중장년층 부부가 보였다. 크루즈 여행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허니문 이용객이 증가하는 추세라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여행 계획 짜는 것에 자신이 없지만 다양한 도시와 이벤트를 즐기고 싶은 커플이라면 신혼여행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또한, 우리나라 말도 가끔 들렸는데(극 소수였지만), 대부분 패키지 단체 여행 혹은 가족 단위였다. 중국인과 일본 가족/커플도 때때로 눈에 띄었다.
크루즈 여행 때 챙겨가면 좋은 것
텀블러/물병
휴대 사이즈 반찬통 혹은 지퍼백
튜브 고추장
크루즈 여행만의 특별함
'먹고 자고 놀고'가 여행으로 태어난다면? 그건 바로 크루즈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무제한으로 코스요리와 뷔페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일까. 가장 특별한 즐거움으로 기억된다. 더불어 매일 바뀌는 크고 작은 이벤트는 지루할 틈 없이 움직이게 한다.
이동의 편리함. 자고 나서 눈을 뜨면 다른 나라로 내가 배달되어 있는 신기한 체험 가능
배 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육지(땅)에서는 보기 어려운 앵글.
크루즈 즐기기 꿀팁
유료 레스토랑이나 바 한 번쯤은 가보기,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저녁 댄스파티, 행사 최대한 많이 참여하기. 부끄러움은 남의 몫이다.
남들 신경 쓰지 않고 비키니 입어보기
음식이 반출 가능한 점을 활용해서 조식 이용 시 개별 포장 되어있는 요거트, 바나나, 견과류 챙겨 오기. 텀블러에 음료랑 물 담아서 기항지 투어 때 챙겨 나가기.
(키덜트라면) 내가 좋아하는 애착 인형이나 레고 피규어 등과 함께 사진 찍기. 여정을 함께하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C) 2023. 임미 imm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