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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미 immi Aug 11. 2024

해프닝 ② K-열풍 불기 전 후, 외국인에게 김치란?

김치에 대한 반응 변화: 미국 x 유럽 시장

하루의 중요한 일과


바로 점심시간이다. 각자 원하는 것을 나가서 사 먹거나, 테이크아웃을 해서 사무실에서 먹는 분위기였다. 포장 메뉴는 대부분 샐러드, 누들수프, 피자, 샌드위치, 핫도그. 그리고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근처 코리안 타운에서 불고기 도시락과 같은 특식을 포장했다. 양식이 물릴 때 즈음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와우~~ 왓 스멜?! 하하하


K-열풍 이전, 2007년에 김치가 받던 대접이다. 중국에서 온 린다를 제외한 동료 대부분은 한식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다. 김치를 사진으로만 접해봤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포장한 불고기 도시락 한편에 있던 김치 몇 조각에도 깜짝 놀란 것이다. 냄새에 흠칫 놀라 너털웃음을 보이며 본인 방으로 도망(?) 가던 피터(시니서 세일즈매니저). 그리고 흥미롭다는 듯이 김치를 응시하던 빅터(신입직원) 두 명의 반응이 웃펐다.


그 이후에 동료들과 친해지면서, 코리안타운 H마트에서 도시락을 포장한 날이면 "뚜껑 열기 전에 마음에 준비할 시간을 달라"며 나를 놀리곤 했다. 물론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나는 틈날 때마다 김치와 발효 식품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김치를 만들 줄도 몰랐지만, 오기가 생기면서 애국자의 피가 샘솟았다. 


이후 우리는 피자와 김치를 같이 먹는 런치 데이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무실에서 나눠먹는 피자와 김치 조합



K-열풍 이후 김치가 받는 대접,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국 시장: 품절돼서(없어서) 못 먹어요.

올해 미주를 휩쓴 냉동김밥과 함께 다양한 김치를 경험하려는 해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10년 넘게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홍진경의 더김치 수출이 성사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더불어, 더 많은 김치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비비고나 종갓집 같은 한정된 선택지에 의존하던 한인 교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으로 화제 되었다.

홍진경 더김치 미국 수출 콘텐츠 (출처: 유튜브 공부왕 찐천재 채널 캡처 화면)


유럽 시장: 아시안 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로컬 체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비건, 백김치도 인기다.

**나는 2021년-2023년 네덜란드에서 거주하며,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지원 일을 했었다. 그때 느낀 반응을 기준으로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이 인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유럽 백화점 프리미엄 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김치 소스

우리나라 신세계 백화점처럼 네덜란드 대표 백화점으로는 바이엔코프(De Bijenkorf) 있다. 그중 헤이그점 고~~ 급 향신료 코너에서 발견한 어딘가 익숙한 글씨. 맛있게 드세요??! 무려 트러플 바로 옆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나는 20유로 주고 김치 국물을 구매하고 싶은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가볍게 패스했지만, 김치가 아직 생소한 현지인들에게는 칠리소스 용도처럼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유럽 시장에서 김을 '음식'보다는 '스낵(간식)'으로 포지셔닝한 것처럼, 김치를 '요리'보다는 '소스'로 대중화해서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 같았다.

네덜란드 De Bijenkorf. 백화점에서 발견한 김치 소스(라고 쓰고 국물이라 읽는다)


2. 네덜란드 힙한 카페와 바메뉴에서 만난 김치

또 한 가지 놀랐던 점은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 등 네덜란드의 핫한 카페나 분위기 좋은 루프탑 등 현지 바 & 레스토랑에 '김치'를 활용한 퓨전 메뉴가 꽤 많았던 점이다.


먼저, 헤이그 센터에 위치한 루프탑바 Bleyenberg에서 맛본 김치 토핑 감자튀김이다. 헤이그는 지역 특성상 높은 건물이 많이 없다. 암스테르담에 비해서는 핫플레이스가 다소 적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힙스터들이 몰리는 곳이었다. 감자튀김 위에 볶음 김치가 그대로 올라가 있었는데, 가격도 7유로 내외로 착하고 맛도 생각보다 조화로웠다.  


덴하그 Bleyenberg에서 우연히 맛본 김치 토핑 프라이즈 메뉴


그 다음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암스테르담 Cafe de Jaren의 김치 토스트다. 이 카페는 관광객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한식당이 아닌 곳에서 현지인을 타겟한 김치 메뉴를 만나다니. K-food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암스테르담 힙한 카페의 김치 토스트 퓨전 메뉴


3. 현지 친구 및 동료 반응

예전에 정착에 도움을 준 현지인들을 몇 번 집에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 메인 요리보다 김치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다. 그저 비비고를 사다 꺼내줬음에도 많이들 좋아했다. 그리고 젓갈 없이 만드는 비건 김치백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이지가 배추김치처럼 유럽에 정식 수출이 된다면 히트 칠 것 같다. 피클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식으로 밥 말아서 아드득 한 끼 식사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가장 애정하는 동료가 있는데 그 동료는 나에게 두 번이나 김치를 만들어서 선물해 주었다. 처음에 네덜란드에 갓 왔을 때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타지에서 외국인 친구가 만들어주는 김치를 선물 받은 것은 너무나도 특별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고마운 순간이다.

외국인 동료이자 친구가 만들어준 소중한 선물, 김치


4. 현지 마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김치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와 같이 네덜란드 대표 마트 중 하나는 알버트하인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아시안마트 또는 한인마트에서만 김치를 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형 로컬 체인 마트에서도 김치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방영 중인 서진이네2 아이슬란드 편에서의 현지의 반응을 봐도, 김치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한국 하면 김치만 떠올리며 "아, 김치?" 정도로 반응했지만, 이제는 외국인들이 "진짜로 김치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김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AI로 생성한 2007년 코리안 타운 골목 이미지




참조: AI 이미지 생성에 사용된 영문 입력어(프롬프트) 


사무실에서 피자와 김치를 나눠먹는 모습

An illustration of a meeting room in New York where a group of five diverse employees are sitting together. The group includes two young Asian women in their 20s, two American men in their 60s with gray hair, and one young Jamaican-American man in his 20s. They are all sitting around a table in a modern conference room with large windows showing the New York skyline, tasting kimchi together. On the table, place a jar of kimchi and add a pizza, symbolizing the blend of cultures. The atmosphere is friendly and collaborative, depicted in a pastel or colored pencil style with a soft, inviting color palette.


코리안 타운 골목 이미지

An illustration of New York's Manhattan Koreatown, depicted in a pastel or colored pencil style. The scene includes New York-style buildings, with streets that are lively yet peaceful, filled with people. The illustration includes the text 'KOREAN BBQ'  'H MART' prominently displayed on one of the buildings. The image focuses on capturing the essence of Koreatown using minimal symbolic visuals, with a soft and beautiful atmosphere created with no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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