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매일 같이 차를 마시다 보면, 당연하게도 그만큼 설거지 거리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매일 같이 설거지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 같이 다기들을 씻고 닦았음에도,
어느새, 어느 순간에 다기들은 표면이 누렇고, 또 거뭇거뭇하게
얼룩들이 생겨 있었다.
불성실한 나의 설거지 방식이 문제 일까 싶어,
수세미로 바득바득 문질러 봐도, 쉽게 잘 지워지지 않는다.
문뜩, 그 거뭇거뭇한 얼룩들에 내가 그간 마신 차들의
또 그 세월이 담긴 것 같아,
바득 바득 지우고 있는 나 자신이 조금 야속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먹고 마시는 식기이기 때문에 위생적인
부분도 있어, 그 얼룩들을 지워 벗겨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지워야 하지?, 삶아 볼까?'고민하던 중,
나에게 차를 알려 줬던 친구에게 연락하여 방법을 간구하기로 했다.
'미지근한 물에 과탄산소다 2스푼에 베이킹소다 1스푼'
실로 명쾌 한 답변이었다. 마침 집에 모두 있는 것들이라,
가까운 주말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처음에는 부글부글 꼭 끓어오르는 것 같은 모양이
제법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 정도를 둔 것 같다.
효과는 대단했다. 마치 새것 같이 투명하고 하얗게 돌아왔다.
'맞아, 처음에는 이렇게 투명하고 하얬었는데...'
나는 깨끗해진 다기들을 보니 시원하고 또 뿌듯하여,
자꾸 손가락으로 문지르게 되었다.
'뽀득뽀득'
깨끗하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흐르는 물로만 씻기지 않는 얼룩이 있듯,
흐르는 시간으로만 잊히지 않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좋은 추억일 수도, 나쁜 기억일 수도...
그렇게 얼룩이 쌓이다 보면,
결국에는 거뭇거뭇 탁해지기 마련이다.
'과탄산소다 2스푼과 베이킹소다 1스푼'
문뜩, 마음에도 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투명하고 맑은 기억, 추억만을 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쌓여도 탁해지지 않고,
투명하게 빛나는 그런 추억들만 쌓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